집권당 ‘마약과의 전쟁’ 염증… 멕시코 표심 ‘부패 야당’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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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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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대선 정권교체 유력

1일 멕시코 대통령선거에서 야당인 제도혁명당(PRI)의 엔리케 페나 니에토 후보(45·사진)의 당선이 유력시된다. 니에토 후보가 승리하면 PRI는 2000년 대선에서 국민행동당(PAN)에 대권을 넘겨준 후 12년 만에 정권을 되찾게 된다. PRI는 1994년 미국 캐나다와의 북미자유무역협정 체결 등 근대화에 노력했지만 독재와 부패와 반인권 등으로 비판을 받다 2000년 71년간의 장기 집권을 마감했다.

니에토 후보는 젊고 외모가 수려한 데다 2007년 아내가 세상을 떠난 후 2010년 유명 탤런트와 결혼해 대중적 인기도 얻고 있다. 하지만 PRI가 ‘부패한 정당’이라는 이미지에는 크게 변함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PRI가 재집권할 수 있게 된 데는 PAN 집권 12년 동안 경제가 침체한 데다 특히 2006년 펠리페 데헤수스 칼데론 이노호사 현 대통령(50) 취임 이후 본격화된 ‘마약과의 전쟁’에서 국민들이 염증을 느꼈기 때문이다.

마약과의 전쟁이라는 명분은 좋지만 대대적인 군과 경찰력 투입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성과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전쟁 과정에서 피해가 너무 크다는 인식 때문이다. 미국의 전략안보국제분석기관 ‘스트랫포’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1년까지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서 사망한 사람은 4만7515명, 실종자도 약 5000명에 이른다.

PAN 집권기간에 빈부격차도 확대돼 유엔 산하 라틴아메리카-카리브 경제위원회(ECLAC) 자료에 따르면 전체 근로자 중 61.5%의 하루 수입이 14달러(약 1만6000원) 이하였으며 국민 3명 중 1명은 절대빈곤 상태에 놓여 있다.

니에토 후보는 인명 피해가 큰 마약 카르텔 거물들 체포에 집중하기보다 살인 납치 등이 횡행하는 치안 불안상태 개선을 다짐하고 급여 인상과 일자리 확대, 사회보장 서비스 확충을 약속하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집권당#멕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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