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유로존 탈퇴 ② 긴축만 거부 ③ 긴축 재협상 ④ 긴축안 이행
WSJ, 4가지 시나리오 제시
구제금융을 받고 있으면서도 긴축은 거부하는 그리스는 어디로 가나. 유럽중앙은행(ECB)은 16일 그리스 4개 은행이 자본 확충 노력이 부족하다며 유동성 공급을 중단했다.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해 다음 달 17일 치르는 2차 총선에서 긴축을 거부하는 급진좌파연합 시리자당이 집권할 가능성이 높아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7일 그리스의 향후 4가지 시나리오를 소개했다.
첫째는 ‘유로존 탈퇴’. 시리자당이 2차 총선에서 1당이 돼 연정을 구성한 후 구제금융을 조건으로 약속했던 긴축정책을 파기한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구제금융을 중단하면 그리스 정부는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맞고 뱅크런(대량 예금인출)이 가속화한다. 그리스에서 유로가 고갈돼 은행이 지급불능 상태가 되면 은행 업무가 중단되며 산업활동도 마비돼 경제는 피폐를 면치 못하게 된다. 그리스 정부는 유로존을 탈퇴해 고유 화폐 드라크마를 인쇄해 화폐로 사용한다. 하지만 치솟는 환율과 인플레이션 등의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유로존을 나가지 않으면서 긴축안만 ‘거부’하는 경우. 시리자당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대표는 긴축안에 불만을 가지면서도 유로존에 남고 싶어 하는 그리스 국민의 여론, 그리고 최근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일부 지역 등의 선거에서도 긴축안에 반발하는 여론이 나타나는 점을 들어 ‘유로 잔류 속 긴축 거부’ 가능성을 제기한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이는 ‘환상’에 불과하다고 일축한다.
세 번째는 긴축안 ‘재협상’. 이는 다음 달 총선에서 구제금융을 지지하는 신민주당과 사회당 등이 승리해 연정을 구성하는 경우다. 이 정당들은 3월에 이미 긴축 약속을 했지만 재협상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IMF와 독일 등 상당수 국가의 입장이 강경해 재협상 여지는 크지 않다.
신문은 네 번째로 ‘회개’안을 제시했다. 그리스 정치 지도자들이 논쟁을 멈추고 구제금융의 조건인 긴축안을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그럴 경우 그리스는 해법이 보일 것이라고 유럽 지도자들은 충고한다. 하지만 시리자당이 득세한 지난 총선 결과와 다음 달 총선 전망은 이와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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