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軍추정 선박, 中어선 나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7일 10시 35분


몸값 노린 납치범죄 가능성도

북한에 억류 중인 중국 어선 3척은 군 소속으로 추정되는 선박에 나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외신에 따르면 나포된 어선 가운데 한 척인 랴오단 23528호와 함께 작업하다 도주한 랴오단 23527호 선장 장중궈는 소형 북한 군 선박이 랴오단 23528호에 빠르게 다가가는 장면을 목격했다.

당시 북한 선박에는 푸른색 제복을 입은 사람 4¤5명이 타고 있었다.

다른 나포 어선인 랴오단 23979호도 공용 통신망을 통해 "북한군 배에 잡혔다"고 말했다고 주변 해역의 중국 선장들은 증언했다.

억류 어민들은 중국의 선주와 통화를 할 때 제복을 입은 총을 지난 사람들과 사복 차림의 사람이 섞여 있으며 이들 사이에는 중국어를 하는 사람도 섞여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 어선을 나포한 북한 기관의 정확한 실체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았다.

랴오닝성 공안변방총대는 "현재 (북한과) 교섭을 진행 중"이라고만 밝히며 자세한 상황을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 어민들은 북한과의 서해 경계선인 동경 124도를 넘지 않고 줄곧 경계선 서쪽의 중국 해역에서 작업했다고 주장했다.

신경보는 16일 다롄항에 돌아온 랴오단 23527호의 위성항법장비에 남은 피나포 어선의 항적 사진을 함께 게재했다.

어선 선주들에 따르면 북한 측은 거액의 돈을 내지 않으면 배를 팔아버리고 억류된 어민들 또한 '처리'하겠다고 경고했다.

나포 세력은 애초 한 척당 40만위안(약 7380만원)씩, 모두 120만위안(약 2억2000만원)을 요구하다가 지금은 90만위안(약 1억6500만원)으로 액수를 낮췄다.

선주들은 북한 측이 "돈을 반드시 중국 단둥 어항에 있는 쑹씨에게 내라"고요구했다고 전했다.

선주들에게는 발신 번호가 그 때마다 다른 중국 휴대전화로 "몸값 협상을 하자"는 전화가 오고 있다.

북한의 군대나 국가 기관이 정상적으로 불법 어로 행위를 단속한 것이라면 이런사적 경로의 송금 방식을 이용할 가능성이 적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에 뭔가 석연치 않은 배경이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 측은 위성전화를 이용해 어민들을 선주들과 연결해주면서도 집요하게 돈만요구할 뿐 자신들의 소속, 정체를 밝히지 않는 것은 물론 왜 돈을 내야 하는지 이유도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억류 선원들은 전화를 할 때 북한 측이 시키는 말만 할 수 있고 조금이라도 다른 말을 하면 곧바로 폭행을 당해 도무지 현재 북한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고 선주들은 토로했다.

한 외신은 이번 사건이 몸값을 노린 부패한 북한 군인들과 중국 내 범죄조직인 흑사회가 결탁해 벌인 납치 사건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조심스럽게 내놓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대부분의 중국 언론 매체들은 나포한 사람들을 '신원을 알 수 없는 납치세력'이라고, 나포된 어민들을 '인질'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16일 이번 사건을 '어업 사건'으로 규정하면서 "국민의 합법적 권익을 보장하는 가운데 조기에 타당한 방식으로 사건을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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