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정국 대혼돈… 총선 다시 치를 듯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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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당 연정 실패… 2당도 가능성 희박

6일 치러진 총선에서 어느 당도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한 그리스에서 제1당마저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해 2차 총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정부 관계자는 8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극화된 분위기 속에서 그리스는 2차 총선을 향해 가고 있다”며 “시기는 다음 달 17일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일간지인 엘레프테로스 타이포스도 “모든 것이 6월 새로운 총선으로 수렴되고 있다”고 전했다.

6일 치러진 총선 결과 우파인 신민주당은 108석을 차지해 1당이 됐지만 전체 의석(300석)의 과반수를 확보하는 데는 실패했다. 신민주당과 함께 연정을 구성해왔던 여당인 사회당도 41석을 얻는 데 그쳐 두 당의 의석을 합치더라도 역시 과반에는 1석이 부족하다. 신민주당은 그리스독립당, 공산당, 극우주의 세력인 황금새벽당 등에도 연정 참여를 제안했지만 모두 거부당했다. 이에 따라 현재 연정 구성권한은 제2당인 시리자당(52석)으로 넘어갔다.

그리스 헌법에 따르면 정당들이 17일까지 연정 구성에 실패할 경우 약 3주 안에 다시 총선을 치러야 한다.

신민주당과 사회당은 총선 전 “그리스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머물고 긴축재정을 완수해 구제금융에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선거가 끝난 뒤 안도니스 사마라스 신민주당 대표는 “유로존에는 체류하겠지만 구제금융 조건은 수정하겠다”며 태도를 바꿨다. 창당 10년 만에 제2당으로 부상한 시리자당은 긴축재정에 반대하며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에 채권 상환을 잠정 중단하고 구제금융 조건을 재협상하자”고 거듭 요구했다.

시리자당이 정부 구성권을 넘겨받았지만 연정이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AFP통신 등은 전망했다. 그리스 좌파가 수십 년간 노선 차이에 따라 이합집산을 거듭해왔기 때문이다. 26석을 차지한 공산당은 이미 시리자당의 범좌파 연정 구성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외국인 추방을 내세운 신나치 계열의 황금새벽당(21석)은 시리자당과 이념이 극명히 대립하고 있어 연정 참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그리스#그리스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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