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밋 롬니 후보와 선두 경쟁을 벌였던 릭 샌토럼 전 펜실베이니아 주 상원의원(사진)이 중도 사퇴한 데에는 ‘돈’이 큰 요인이었다.
12일 기독교 계열인 아메리칸 패밀리 라디오 네트워크에 출연한 샌토럼 의원은 “3일 위스콘신 주 경선에서 롬니에게 패배한 뒤 선거자금이 거의 모이지 않았다”며 “선거운동을 계속할 자금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위스콘신 경선 이후 기부금을 요청하면 ‘경선 레이스는 이제 끝난 거 아니냐’라는 냉랭한 반응의 e메일만 돌아왔다”며 “펜실베이니아 주 프라이머리(24일 예정)를 앞두고 롬니의 400만 달러(약 45억 원)에 이르는 광고 공세에 맞서 우리가 쓸 수 있는 돈은 단 한 푼(a penny)도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롬니와 계속 선거에서 경쟁하는 것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경선 기간 내내 샌토럼 의원은 그의 승리가 점쳐지는 주에 방송 광고를 집중하는 전략으로 롬니 후보에게 맞섰다.
이 때문에 12만2000달러(약 1억3000만 원)짜리 방송 광고만 내보낸 일리노이 주에서는 롬니 후보에게 12% 차의 대패를 당했다. 샌토럼 의원 측의 홍보담당인 호간 기들리 씨는 “롬니는 그가 얻는 표당 14달러를 썼지만 샌토럼은 3달러를 썼을 뿐”이라고 말했다.
미국 민간 선거자금 감시단체인 ‘책임정치센터(CRP)’ 웹사이트(www.opensecrets.org)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샌토럼 의원은 약 92만2000달러(약 10억 원)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돌입하면 천문학적인 선거자금이 들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12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롬니 후보 측은 6억 달러(약 6800억 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모금액인 7억5000만 달러(약 8500억 원) 이상을 모금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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