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석유 차관 “시위대 동참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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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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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반기 공직자 중 최고위
정부군, 반군거점으로 진격… 터키로 탈출 주민 계속 늘어

시리아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정부군의 학살이 계속되는 가운데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각료가 반정부 시위 동참을 선언했다. 이집트나 리비아에서 각료의 이탈이 정권 붕괴를 가속화해 유사한 사태가 벌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영국 BBC방송은 7일 압도 훗사멜딘 시리아 석유광물자원부 차관(사진)이 유튜브를 통해 사임을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훗사멜딘 차관은 “차관직에서 물러나며 집권 바트당 탈당을 선언한다. 불의와 가혹한 탄압을 거부하는 시민들에게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훗사멜딘 차관은 시리아에서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지난해 3월 이후 알아사드 대통령에게 반기를 든 공직자 중 최고위급이다.

반정부 세력에 대한 시리아 정부군의 공세는 이날도 계속됐으며 정부군을 피해 시리아를 탈출하는 행렬도 늘어나고 있다.

반정부 단체인 시리아국가위원회는 이날 정부군이 탱크를 앞세우고 서북부의 반군거점도시 이들리브로 진격 중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날인 6일 국경을 넘어 터키로 탈출하는 시리아인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시리아 북부 국경지역 오론테스 강 근처에서는 밤마다 앰뷸런스가 정부군 공격으로 다친 시리아인들을 강 건너 터키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부지런히 오가고 있다. 시리아의 병원은 반군이 공격해 다친 정부군으로 넘쳐나 일반인은 치료하지 못하고 있다. 부상자들을 오론테스 강 반대편 강둑에서 대기하고 있는 터키 병원의 앰뷸런스까지 이송하는 일을 하는 아레프 씨(23)는 “내 약혼녀를 태워 주던 배로 매일 밤 부상자들을 실어 나르고 있다”고 말했다.

터키의 한 관리는 “지난달에만 약 1500명의 시리아인이 국경을 넘어왔고 국경 근처 난민캠프 거주자가 1만1000명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터키 당국이 미처 집계하지 못한 사람도 많아 실제 난민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난민캠프에 있는 한 시리아인은 “시리아의 숨겨진 참상을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캠코더를 구하고 있다”며 “지금 시리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누구도 믿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7일 영국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이후 시리아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8458명으로 민간인이 6195명이다.

한편 7일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과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미국은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군사적 대안을 포함한 모든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면서도 사태 해결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외교적, 경제적 압박이라고 강조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정윤식 기자 j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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