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안티 삼성’ 심상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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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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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방송광고서 갤럭시탭으로 이란 핵시설 폭파
이란 국회 “금수조치 고려…” 삼성 “몰랐던 광고… 억울”

관련동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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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케이블방송이 삼성의 스마트폰인 갤럭시탭을 광고하면서 이란 핵시설이 폭파되는 내용을 희화화하는 바람에 이란 국회가 삼성 제품의 수입 금지를 검토하는 등 이란 내 반(反)삼성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예루살렘포스트, 하레츠 등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이란 국회 에너지위원회의 아르살란 파트히푸르 위원장은 4일 국영 프레스TV와의 인터뷰에서 “삼성 제품에 대한 긴급하고 전면적인 금지 조치를 내리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삼성은 이란과의 무역 규모가 상당하다는 것을 잊고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위해 (이란에) 모욕적인 광고를 만들었다. 사과만으로는 부족하며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채널A 영상] “삼성광고, 이스라엘 남성이 갤럭시탭으로 핵 시설 폭파”

문제의 광고는 이란 핵시설 근처에서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요원이 여장을 한 이스라엘 남성 4명과 갤럭시탭으로 TV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던 중 남성 한 명이 실수로 갤럭시탭 앱을 터치하자 뒤편에 있던 핵시설이 폭파되는 내용이다. 그는 폭발 직후 “뭐지? 이란에서 새로운 수수께끼의 폭발인가?”라며 지난해 11월 이란에서 있었던 폭발사고를 암시하는 대사를 한다. 파트히푸르 위원장은 “광고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간단하게 폭파하거나 핵과학자들을 암살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국가로 묘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삼성전자로서는 억울한 상황이다. 이 광고는 이스라엘 케이블방송 HOT가 주문 프로그램 계약자들에게 삼성 갤럭시탭을 무료로 제공한다는 프로모션 일환으로 제작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3일 공식 성명을 통해 “광고는 삼성의 사전인지나 참여 없이 HOT사가 독립적으로 별도 제작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포린폴리시는 4일 “최근 미국 주도의 이란 제재에 한국 정부가 동참한 것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이란 테헤란 시가 삼성 LG의 옥외광고를 일시 철수한 것과 맞물려, 이번 광고 논란은 서방세계에 대한 이란의 적대적 감정에 삼성이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지적했다.

현재 해당 동영상은 내려진 상태이며 유튜브 등 인터넷에서도 대부분 삭제됐지만 현재 HOT 케이블방송사들을 통해 이스라엘 전역에 방송되고 있다. HOT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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