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디폴트 위기’ 한숨 돌리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30일 03시 00분


부채 탕감 협상 급진전… 타결 임박
2차 구제협상도 주중 마무리 될 듯… 獨 “재정주권 내놔야 할 것” 압박

유럽 재정위기를 푸는 관건인 그리스 부채의 탕감을 위한 그리스 정부와 민간채권단의 손실분담(PSI) 협상이 최근 급진전돼 이번 주에 타결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 타결이 임박함에 따라 최악의 상황인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AP통신은 전했다. 1300억 유로(약 191조4757억 원)를 지원받는 2차 구제금융 협상도 이번 주에 타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루카스 파파디모스 그리스 총리와 에방겔로스 베니젤로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28일 민간채권단과 2시간 동안 회의를 한 뒤 “큰 진전이 있었다. 며칠 내로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간채권단을 주도하는 국제금융협회(IIF)도 성명을 내고 “핵심 이슈들에 대한 견해차가 좁혀졌다”며 “다음 주 안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리스 정부는 부채 3500억 유로(약 515조5115억 원) 중 민간채권단이 보유한 2000억 유로의 절반인 1000억 유로를 손실 처리하기 위한 국채 교환협상을 벌이고 있다. 또 EU,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ECB) 등 ‘트로이카’와는 1300억 유로에 이르는 2차 구제금융 협정을 위한 최종 협상을 하고 있다.

회담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채권단이 30년 만기 채권 금리를 3.6%까지 수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민간채권단은 당초 4% 이상의 금리를 고집해왔다. 또한 채권단은 보유 중인 그리스 국채를 액면가보다 50∼60% 평가절하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독일이 그리스에 2차 구제금융 조건으로 재정주권을 EU에 넘기라는 제안을 했다. 독일의 제안서에 따르면 EU예산위원은 그리스 정부가 EU, IMF가 정한 목표들과 일치하지 않는 예산결정을 할 경우 이를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그러나 그리스 정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한편 국제신용평가기관 피치는 27일 이탈리아 스페인 벨기에 슬로베니아 키프로스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5개국의 신용등급을 1, 2단계씩 강등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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