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뉴엘-기브스 사임뒤엔 미셸 있었다”… NYT기자, 백악관 일화 책 펴내

  • Array
  • 입력 2012년 1월 9일 03시 00분


코멘트

“건보개혁 등 놓고 사사건건 충돌”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백악관 텃밭을 가꾸는 등 내조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이미지의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 여사(사진). 하지만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을 움직이는 백악관 막후 실세였으며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과 사사건건 충돌했다고 뉴욕타임스의 조디 캔터 기자가 10일 발간되는 ‘오바마가(家)(The Obamas)’에서 주장했다.

이 책은 미셸 여사가 람 이매뉴엘 전 백악관 비서실장과 로버트 기브스 전 대변인 등 대통령 핵심 참모들과 충돌한 일화를 자세히 소개하면서 이들이 사임한 것은 미셸 여사가 강하게 밀어붙였기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미셸은 대통령의 오른팔인 이매뉴엘이 비서실장으로 발탁될 때부터 탐탁지 않게 여겼다. 아무런 인연이 없었기 때문에 두 사람 관계는 거북스러웠다. 미셸은 오바마의 오랜 멘토였던 밸러리 재럿을 백악관 선임고문으로 추천했지만 이매뉴엘이 반대했다. 또 자신의 비서실장인 재키 노리스를 핵심 참모회의에 참석시키려고 했지만 이매뉴엘의 반대로 좌절됐다.

미셸은 가만있지 않았다. 건강보험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공화당과 타협하는 바람에 오바마 대통령의 개혁 색채가 퇴색됐다며 이매뉴엘을 정면 겨냥했다.

이매뉴엘은 “건강보험개혁법안은 나쁜 아이디어”라는 발언이 언론에 보도되자 2010년 초 오바마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대통령은 사의를 반려했지만 그해 봄 미셸은 “개혁 작업을 추진하기 위해선 새 비서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이매뉴엘은 백악관을 떠났다.

‘오바마의 입’으로 불린 기브스 대변인은 2010년 9월 16일 미셸이 카를라 브루니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부인에게 “백악관 생활은 지옥”이라고 말한 것이 프랑스 신간에 나온다는 기사를 발견하고 바로 엘리제궁에도 연락해 가까스로 진화했다. 하지만 다음 날 백악관 핵심참모 회의에서 미셸 여사는 재럿 선임고문을 통해 “백악관이 프랑스 신간 문제에 대처한 방식에 우려하고 있다”는 뜻을 전했다. 책과 관련된 위기를 온몸으로 막았던 기브스 대변인은 그 자리에서 미셸 여사를 대놓고 욕했고 결국 대변인직을 사임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