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비방없는 지지연설… 유권자들 축제 즐기듯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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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커스 참관기

아이오와 주 주도 디모인 시 외곽의 디모인국제공항 인근 라이트 초등학교. 아이오와 주 전체 공화당 코커스(당원대회) 장소 1774곳 중 하나다. 3일 어둠이 짙게 깔린 학교 주차장은 차량으로 가득했다. 86선거구로 지정된 165m²(약 50평) 남짓한 학교 실내체육관에는 6개의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70여 명의 주민이 모여 서로 인사를 나누면서 체육관 앞쪽에 위치한 테이블로 가서 자신이 공화당원임을 확인한 다음에 테이블에 앉아 담소를 나눴다.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사람도 눈에 띄었다. 코커스에 출마한 6명의 후보를 지지하는 대표 연설을 할 사람들은 테이블 앞쪽에 앉았다.

오후 7시가 되자 류 올슨 의장이 선 채로 투표를 진행하겠다고 선포했다. 의장이 후보 이름을 부르면 지지하는 대표 당원이 나와 후보의 장점을 유권자들에게 설명하면서 한 표를 호소했다. 지지연설을 조용히 듣던 당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각자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의 장점을 강조했을 뿐 상대 후보를 흠 잡거나 헐뜯는 사람은 없었다.

지지연설이 끝나자 의장은 공화당을 상징하는 코끼리 그림이 새겨진 파란색 투표용지를 당원들에게 돌렸다. 당원들은 투표용지에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 이름을 적었다. 진행요원들은 까만색 종이박스를 들고 다니며 투표용지를 거뒀다. 순식간에 투표가 끝났고 체육관 복도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즉석 개표가 진행됐다.

개표는 수작업으로 이뤄졌으며 검표요원과 참관인도 따로 뒀다. 기독교인이 많이 사는 이 지역구에서 1등을 한 후보는 론 폴 하원의원으로 20표를 차지했다. 모르몬교도인 밋 롬니 후보의 표가 상대적으로 적게 나왔다. 개표 결과는 바로 당원들에게 공표됐다. 이날 코커스 득표 비율에 따라 후보들은 아이오와 주에 배당된 28명의 대의원을 나눠 갖는다. 공화당 전체 대의원은 2286명이다. 아이오와처럼 대의원을 득표수별로 나누는 곳과 1등 후보가 그 주의 대의원을 독식하는 방식이 주별로 갈린다.

디모인=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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