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시대]美 “北 새로운 리더십과 대화” 메시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2일 03시 00분


北-美, 金사망 발표 다음날 뉴욕 접촉… 식량지원 논의

미국과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발표 하루 만에 북한 뉴욕대표부(뉴욕채널)를 통해 접촉하면서 식량지원 문제를 협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미국이 김정은 체제를 ‘새로운 리더십’으로 인정하면서 북-미 대화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식량지원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북-미 간 실무 접촉 사실이 공개된 것은 20일 미 국무부 브리핑에서였다.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김 위원장 사망에 조의를 표하기 위해 뉴욕의 북한대표부와 접촉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북한 주민에 대한 우리의 메시지는 힐러리 클린턴 장관의 성명으로 이미 나갔다”라면서도 “다만, 식량 지원 문제에 대한 기술적인 대화는 베이징 북-미 대화 이후 계속 갖고 있다”고 밝혔다.

눌런드 대변인은 이어 “19일 뉴욕채널을 통한 실무적 수준(technical level)의 협의가 이뤄졌다. 이는 대북 식량지원과 관련한 문제들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 사망 발표 소식은 미국 현지 시간으로 18일 오후 10시 30분에 전해졌고 북-미 간 뉴욕채널 접촉은 바로 다음 날 이뤄졌다.

눌런드 대변인은 “김 위원장 사망 이후 미북 간 첫 공식 접촉이었다. 여기서 (식량지원 외에) 좀 더 넓은 것을 얘기했는지는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북지원을 위해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있으며 계속 논의해야 한다”며 “하지만 북한이 애도기간이어서 새해 이전에 이 문제들을 명확히 하고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 소식통은 “수시로 진행되는 일상적인 협의의 일환이며 통상적 차원의 통화였다”며 “북-미가 베이징에서 대북 영양 지원 협의를 진행했으나 이를 완전히 마무리하지 못해 이번에 실무 협의를 한 것으로 큰 의미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비록 이번 접촉 자체는 실무적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해도 김 위원장 사망 소식 하루 만에 미국이 북한과 접촉한 것은 북한의 새로운 지도체제를 사실상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입장과 맞물려 적잖은 의미를 지닌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과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정은을 직접 호칭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의 새 리더십’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한편 성 김 주한 미국대사는 이날 국회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예방해 “북-미 간 대화가 상당한 진전이 있었는데, 서로 어떤 약정에 대한 합의에 이르기 전 김 위원장이 사망해 결실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한 배석자가 전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