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어선 해경 살해’ 분노 확산]출항때 손도끼-낫 ‘무장’… 투척용 납덩이도 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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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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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어선 흉기 20여 점 압수

中어선서 발견된 흉기들 불법조업 중 나포된 중국 어선 루원위호에서 발견된 죽창과 손도끼 낫 갈고리 등 각종 흉기들이 13일 공개됐다. 출항 전 유류나 식수와 함께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해양경찰서 제공
中어선서 발견된 흉기들 불법조업 중 나포된 중국 어선 루원위호에서 발견된 죽창과 손도끼 낫 갈고리 등 각종 흉기들이 13일 공개됐다. 출항 전 유류나 식수와 함께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해양경찰서 제공
한국 해역을 침범해 불법조업에 나서는 중국 어선들이 출항할 때부터 해경 단속에 저항할 흉기와 각종 장비를 싣고 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처음부터 불법조업에 따른 해경의 단속이나 나포 등에 대비해 해적처럼 무장하고 한국 해역을 넘어오는 것이다. 해경에 나포될 경우 배에 싣고 있던 어획물이 모두 압수되는 것은 물론이고 최고 1억 원까지 부과하는 담보금을 내야 풀려날 수 있기 때문에 아예 해경과의 일전을 각오하고 조업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인천해경 3005함이 13일 새벽 인천 중구 북성동 해경부두로 예인한 66t급 중국 어선인 루원위(魯文漁)호에서는 6m가 넘는 죽창과 손도끼 낫 갈고리 삽 쇠파이프 유리병 등 해경의 단속에 저항할 흉기 20여 점이 발견됐다. 출항에 앞서 유류나 식수 식량 등을 배에 실을 때 이들 흉기를 함께 준비했다는 것이 구속영장이 신청된 중국 선원들의 한결같은 진술이다. 서해 배타적경제수역(EEZ)을 넘어 불법조업에 나서는 중국 어선은 주로 랴오닝(遼寧) 성과 산둥(山東) 성 일대 항구에서 출항하면서 해경에 저항하기 위해 대부분의 배에 흉기를 싣고 있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해경 조사 결과 고 이청호 경사도 선장 청다웨이(程大偉·42) 씨가 조타실에 숨겨 둔 칼에 찔려 숨진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선장과 선원 모두 해경의 단속에 철저하게 대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해경에 잡히면 끝장”이라는 인식이 중국 어선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해경이 압수한 죽창과 손도끼 낫 쇠파이프 등은 전국에서 단속된 중국 어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흉기. 해경에 나포되지 않기 위해 어선 20여 척이 대규모 선단을 이뤄 배를 밧줄로 연결해 공동으로 저항하는 것은 고전적인 수법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바다에 그물을 내리기 위해 매다는 무거운 납덩이를 따로 수십 개씩 떼어내 갑판에 쌓아뒀다가 단속 경찰관에게 던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나포에 나선 경찰관이 납덩이를 맞으면 중상을 입거나 사망할 수도 있다.

중국 어선들은 철사를 촘촘히 엮어 만든 높이 1∼2m의 격자형 그물도 싣고 다닌다. 종전에는 해경 특공대원이 탄 고속단정이 접근하지 못하게 선미와 선수 등에 쇠꼬챙이를 매다는 정도였으나 해경이 나포하기 위해 출동하면 아예 어선 주위에 이 그물을 둘러쳐 해경이 승선하지 못하도록 막는 경우도 있다. 인천해경 정태경 경비과장은 “최루액을 섞은 물대포 등과 같은 첨단 진압장비를 개발해 고속단정에 탑재했지만 중국 선원들이 죽을 각오로 흉기를 휘둘러 특공대원들이 부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며 “총기 사용을 포함해 중국 선원들의 저항의지를 무력화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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