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연정 합의 ‘535일 무정부’ 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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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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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에 디 루포 사회당 대표… 원내 1당은 참여 안해 ‘불씨’

17개월이 넘게 무정부 상태가 지속되는 바람에 국가신용등급까지 하락한 벨기에 정치권이 11월 30일 연립정부 구성에 합의했다.

벨기에 일간지 르수아르 인터넷판에 따르면 프랑스어권인 남부 왈롱 지역의 사회당과 네덜란드어권인 북부 플랑드르 지역의 기독교민주당 등 6개 정당은 이날 엘리오 디 루포 사회당 대표(60·사진)가 이끄는 연정 구성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 13일 총선 이후 535일 동안 이어지며 세계 최장기록을 세워온 무정부 상태가 종식됐다. 하지만 총선 결과 원내 1당이었던 새플레미시연대와 녹색당은 연정에 참여하지 않아 불씨로 남게 됐다.

15개 안팎의 부처로 구성될 새 내각은 7일 공식 출범한다. 벨기에서 프랑스어권 정당이 정권을 잡은 건 32년 만이다. 또한 디 루포 대표는 1974년 이래 처음으로 사회당 출신 총리가 된다. 이탈리아계 출신으로 부총리와 재무장관 등을 지낸 그는 공개적인 동성애자이기도 하다. 1996년에는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죄판결을 받은 적이 있는데 이때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밝혔다.

벨기에는 지난해 4월 선거구 분할을 둘러싼 남북 갈등으로 연정이 깨져 두 달 뒤 조기 총선을 치렀으나 지방자치권의 획기적 확대를 주장하는 새플레미시연대와 이에 반대하는 사회당 간의 북남 갈등이 지속되면서 정부 구성이 미뤄졌다.

이 때문에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11월 25일 벨기에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낮췄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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