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오바마 美대통령 인터뷰]“FTA는 양국 파트너십의 영원한 경제적 기둥이 될 것” 인터뷰 전문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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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한 北정권, 안전이냐 고립이냐 선택해야”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1일 동아일보와의 단독 서면인터뷰에서 ‘우리의 동맹(our alliance)’ ‘우리의 협력(our cooperation)’이라는 단어를 10여 차례 반복하며 한미 관계에 강한 신뢰감을 피력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과의 개인적 친분을 강조하며 “그는 나의 파트너이자 친구”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오바마 대통령과의 인터뷰 전문. 》
■ 한미동맹

―한미 동맹관계를 더욱 다지기 위해 양국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보십니까.

“대통령 취임 후 나는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양국 간 동맹관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긴밀하게 노력해왔습니다. 양국 동맹은 공통의 가치와 국가적 이익, 한국전에서 함께 치렀던 희생의 유대감, 국민 간 결속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이 같은 동맹 강화의 핵심은 양국 정부가 국가안보, 외교, 경제, 무역 등의 분야에서 긴밀한 조정과 협력을 이뤄왔다는 점입니다. 오늘날 우리의 동맹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며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나는 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을 환영합니다. 우리의 긴밀한 협력관계는 앞으로 더욱 굳건해질 양국 관계에 탄탄한 기초가 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미국 의회 비준 통과는 두 나라 간 포괄적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시킬 것입니다.”

―양국 대통령이 이렇게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게 된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있다고 보는지요.

“이 대통령과 내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포함해 여러 가지 일을 함께 추진하면서 긴밀하고 긍정적 관계를 구축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G20 정상회의는 이 대통령의 개인적 리더십 덕분에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나는 이 대통령을 글로벌 파트너로 존중할 뿐만 아니라 친구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나에게 가난한 환경을 딛고 기업가로, 그리고 마침내 정치지도자와 국가수반으로 성공한 자신의 개인적이고 감동적인 스토리를 들려줬습니다. 그의 성공은 대한민국의 성공과 마찬가지로 세계인들에게 영감을 준 의지(determination)와 지략(resourcefulness)의 모델입니다. 이 대통령은 미국의 좋은 친구이며 나는 그의 지지와 우정에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 한미FTA

―한미 FTA의 미 의회 비준 절차가 12일 완료될 예정입니다. FTA가 양국 경제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십니까.

“한미 FTA는 상품, 서비스, 투자, 지적재산의 교류에서 장애물을 해소함으로써 한국과 미국에서 고용 창출과 경제적 기회를 확대시켜 줄 수 있는 너무나도 중요한 협정입니다. 양국은 상대방의 시장에 더욱 접근할 수 있게 되고 이는 태평양의 양편에서 더 많은 일자리가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마디로 양국 모두에 이득을 가져다줄 수 있는 ‘윈(win)’ 협정입니다. 또 한미 FTA는 근로자 권익과 환경을 강력하게 보호하는 21세기형 자유무역협정의 모델입니다. 협정은 우리 두 나라 간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양국 파트너십의 영구적인 경제적 기둥(pillar)을 만들어 줄 것입니다.”

―아직 FTA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는 한국 국회에 해줄 말씀이 있다면….

“외국 정상으로서 한국 국회에 충고를 한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봅니다. 한국 국회는 한국의 국가적 이익을 바탕으로 자신의 결정을 할 것입니다. 다만 미국 의회에서 한미 FTA가 강력한 초당적 지지를 얻어 왔다는 점을 말해두고 싶습니다. 또 이 같은 초당적 지지가 FTA 협정은 물론이고 양국 동맹에 대한 미국 의지의 징표(sign)라는 점을 한국 국회의원들이 이해해주기를 바랍니다.”

―쇠고기 시장 추가 개방은 한국에서 민감한 문제입니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미국이 전면적 개방을 요구할 것이라는 주장이 한국에서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쇠고기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양국에 모두 이득이 되는 ‘윈’ 방식으로 합의사항을 지속적으로 이행해 나갈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 연설에서 많은 미국인이 현대차와 기아차를 운전하는 것처럼 포드, 쉐보레 같은 미국 차들을 한국 도로에서 더 많이 보고 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미국 차들이 한국 시장을 파고드는 데 고전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한국이 한국전 이후 수십 년 동안 괄목할 만한 경제발전을 이루는 과정에서 매우 효과적인 방식으로 산업기반을 구축해왔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 효과적인 방식 중 일부분은 수입을 제한하는 것이었습니다. 근래 들어 긍정적 변화가 있기는 하지만 오래된 방식의 일부 요소가 아직 남아 있어 한국 시장에 적절한 가격에 수입차가 들어가려면 어렵고 값비싼 비용을 치러야 합니다. 고급차를 한국에 팔려고 한다면 문제가 덜 심각할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현대차나 기아차와 경쟁하는 포드, 쉐보레 같은 미국의 대중적인 차 제조업체들에 그 같은 추가 비용은 문제가 돼 왔습니다. 한미 FTA는 이같이 잔존하는 장애물을 제거해 미국 자동차업체들이 더 쉽게 한국에 들어가 한국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의 기회를 줄 수 있습니다. 포드, 쉐보레 같은 미국 자동차회사들은 세계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으며 한국 시장의 장애물이 제거되면 한국에서도 성공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 한국 교육의 장점

―한국 교육열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보여 오셨는데요. 한국 교육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미국은 교육수준 향상을 위해 한국으로부터 무엇을 배워야 한다고 보십니까.

“미국인들은 자국의 고등교육 시스템에 대해 매우 자긍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에는 세계적인 일류 대학들이 있으며 한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에서 인재들이 건너와 공부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에겐 축복입니다. 동시에 한국인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으며 많은 감탄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가 교사에게 보여주는 존경은 다른 나라들이 배울 만한 사례입니다. 올 초 내가 국정연설에서 말했듯이 한국에서는 교사가 ‘국가 건설자(national builder)’로 대접받고 있습니다. 미국도 어린이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들에게 비슷한 수준의 존경심을 보여줘야 할 때입니다. 또 나는 국정연설에서 아이들의 교육은 가정과 커뮤니티에 책임이 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주로 어떤 경로를 통해 한국 교육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얻으시는지요. 또 많은 한국인은 귀하의 한국 교육 칭찬에도 불구하고 미국 교육의 질이 한국보다 낫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어떠신지요.

“이 대통령은 나에게 교육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바꿔놓았으며 한국 부모들이 자녀 교육에 얼마나 열성적인지 자세히 얘기해줬습니다. 나는 한미 양국이 서로 상대방의 교육 시스템에서 귀중한 교훈들을 배울 수 있다고 믿습니다.”

■ 한반도 안보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미국은 남북관계를 향상시키기 위한 남북한 양측의 노력을 지지합니다. 한미동맹의 강화, 그리고 대북정책에 대한 한미 간의 긴밀한 협력은 한반도 안정, 그리고 서울과 평양 간에 ‘건설적 포용(constructive engagement)’이라는 프레임워크를 구축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북한의 잇단 도발과 한국의 무고한 인명 손실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놀라운 자제력과 인내를 보여줬습니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이 조만간 속개될 것으로 보시는지요.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나오기 위한 선행조건은 무엇인지요.

“미국은 북한에 대해 분명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국제적 의무를 준수해 안전을 보장받고 국제사회의 존중을 받든지, 이 같은 책임을 계속 비웃으며 더 큰 고립에 직면하든지 선택해야 합니다. 미국은 그동안 6자회담을 통해 평화로운 방식으로 한반도의 입증 가능한 비핵화를 이뤄야 한다는 의지를 보여 왔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수차례 약속을 깨온 전력이 있습니다. 북한은 6자회담에서 했던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지금 미국과,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미국의 파트너들은 북한이 비핵화를 향한 진전을 이루는 데 필요한 진지한 목표를 갖고 협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는지 그 징후를 찾고 있습니다.”

―6자회담과 병행해 북-미 간 양자 대화도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6자 회담 프로세스에서 모든 참가국의 이해관계가 달린 이슈들이 다뤄질 수 있을 것입니다. 참가국이 양자 간의 관심사를 제기할 기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도발행위를 중단하고 진지한 협상에 나설 준비가 되어있음을 보여줘야 합니다.”

―현 시점에서 미국은 대북 식량지원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했는지요.

“자국 국민을 먹여 살릴 수 없는 북한 정권의 무능함은 잘못된 정책과 왜곡된 정책 순위 결정의 비극적 결과입니다. 미국은 북한의 식량지원 요청을 아직 검토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올해 북한의 재앙적인 홍수와 관련해 긴급 지원을 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이 매우 제한된 형태의 식량 지원이라도 동의하기에 앞서 북한은 식량이 다른 곳에 전용되지 않도록 감시하는 모니터링 문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해결해야 합니다. 미국이 식량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제공할 식량이 목표한 대로 북한의 어린이, 노인, 취약계층에 전달돼야 한다는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 주한미군

―미국이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큰 폭의 국방예산 삭감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같은 움직임이 주한미군 주둔 체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십니까.

“현재 미국의 예산 환경은 긴축적이며, 미국은 (국방예산 삭감에 대한) 어려운 결정을 내릴 준비가 돼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미국이 자국과 동맹국의 안전 보장을 위한 군사력 우위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혀왔습니다. 더구나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미국에 있어 전략적 우선순위를 가진 지역입니다. 그동안 내가 두 차례 한국 방문에서 언급했고 이번 이 대통령의 국빈방문에서도 재확인하겠지만 미국은 오랜 동맹국인 대한민국의 국방과 안보를 위한 노력을 한층 강화할 것입니다. 나는 우리 두 나라가 긴밀한 협력을 통해 동맹의 기반을 21세기를 향해 강화하고, 한반도 평화 유지와 한미 양 국민들로 하여금 더 강한 안보와 번영의 미래를 느끼게 하는데 매우 핵심적인 신속 대응력을 유지할 현명한 투자를 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서면 인터뷰 영어 원문 전문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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