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오바마 美대통령 인터뷰] “美 국방예산 줄어도 주한미군 주둔체제 변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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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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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바마가 분명히한 5가지 메시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번 인터뷰에서 그동안 논란이 됐던 여러 사안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1] 美 국방예산 줄어도 주한미군 주둔체제 변화 없다

“힘내세요” 실직 근로자들 위로하는 오바마 11일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에 있는 한 술집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실직한 건설 노동자들과 맥주잔을 들고 건배하고 있다. 대선 자금 조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올랜도를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이곳을 깜짝 방문해 축구 경기를 보러온 실직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올랜도=로이터 연합뉴스
“힘내세요” 실직 근로자들 위로하는 오바마 11일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에 있는 한 술집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실직한 건설 노동자들과 맥주잔을 들고 건배하고 있다. 대선 자금 조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올랜도를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이곳을 깜짝 방문해 축구 경기를 보러온 실직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올랜도=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은 8월 민주 공화 양당이 합의한 재정적자 감축 계획에 따라 향후 10년간 3500억 달러의 국방비를 삭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해외 주둔 미군의 상당 부분이 감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미국은 (국방예산 삭감에 대한) 어려운 결정을 내릴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미국은 오랜 동맹국인 대한민국의 국방과 안보를 위한 노력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는 말로 주한미군 주둔 체제에 별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점을 확실히 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미국의 전략 요충지라는 점도 다시 한 번 확인하며 “한미동맹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병력에 계속 투자하겠다”고도 했다.

[2] 감시 없는 대북식량지원 안돼


미국은 6월 북한에 현지 실사단을 파견해 식량사정을 평가한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아주 제한된 형태의 식량지원이라 할지라도 북한이 먼저 식량이 다른 곳에 전용되지 않도록 감시하는 모니터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명확히 했다. 분배 투명성 강화가 대북 식량지원 재개의 관건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3] 남북정상회담 개최 노력 지지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남북 양측의 노력을 지지한다”는 말로 남북정상회담 개최 노력에 긍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다만, 한미동맹과 한미 간의 긴밀한 대북정책 조율이 남북관계 개선의 바탕이 되어야 함을 더불어 강조했다. 8월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뉴욕 방문에 이은 2차 북-미 대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시점이지만 북-미 대화에 큰 무게를 두지 않는 듯한 인식도 드러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6자회담 프로세스에서 모든 참가국의 이해관계가 걸린 이슈들이 다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6자회담에 방점을 뒀다.

[4] 美 ‘대중차’ 수입규제 완화를

“유럽 차는 한국 시장에서 잘 팔린다. 왜 미국은 자기들 차가 안 팔리는 걸 자꾸 한국 탓으로 문제 삼나”란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다. 이 문제와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에 남아 있는 일부 수입 규제가 (유럽산) 럭셔리 자동차에는 별 문제가 안 될지라도, 미국이 수출하는 주력 자동차는 현대차, 기아차와 경쟁해야 하는 대중적 차종이므로 타격을 받는다는 시각이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한국의 수입 규제는 수입차를 합리적인 가격에 팔기 어렵게 만드는데, 이는 미국의 주력 차 제조업체들에는 문제가 돼 왔다”면서 현대차나 기아차에 비해 한국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갖기 힘든 미국 차 업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5] 한국의 교사존중문화 부러워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교육을 예찬해 왔다. 이번 인터뷰에서 그는 “한국사회가 교사에게 보여주는 존경은 다른 나라들이 배울 만한 사례”라고 말해 칭찬의 핵심이 교사존중 문화에 있음을 밝혔다. 또 한국의 교육열에 대해 어떻게 그렇게 많이 알게 됐냐는 질문에 “이 대통령이 나에게 교육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바꿔놓았으며 한국 부모들이 자녀 교육에 얼마나 열성적인지 자세히 얘기해줬다”고 소개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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