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반군 “카다피측과 항복협상 결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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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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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군 장악 바니왈리드… NTC “반군공격 카운트다운”

리비아 카다피군의 마지막 저항 근거지 중 한 곳인 바니왈리드에서 벌어진 반군과 카다피군 간 최종 협상이 결렬돼 반군의 공격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협상에 나섰던 과도국가위원회(NTC)의 압둘라 칸실 대표는 4일 “무아마르 카다피 측 대변인 무사 이브라힘이 반군에 바니왈리드로 진입하기 전 무장해제를 요구했다”며 “무기 없이 들어오라는 것은 매복공격을 위한 구실일 뿐이다. 이제 협상은 없다”고 말했다.

트리폴리에서 동남쪽으로 140km 떨어진 사막도시 바니왈리드는 주프라, 사브하, 수르트와 함께 카다피군이 아직 장악하고 있는 4곳 가운데 한 곳. 카다피의 핵심 기반인 리비아 최대 부족 와르팔라족의 거점 도시다. 리비아에서 인구가 11번째(6만9000명)로 많은데 나무가 우거진 대규모 습지대와 오아시스를 따라 동서로 길게 시가지가 형성돼 있다. 도시 자체는 사막 한가운데 완전히 고립돼 있어 인근 반경 수십 km 내에 마을이 없다. 도시엔 공항이 있다. 다른 지역으로 나가는 주요 간선도로는 5개 정도에 불과한데 그나마 사막 위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어 만약 카다피가 이곳에 은신했다면 다른 도시로 몰래 빠져나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도시 곳곳에 고대 유적지가 있고 군데군데 산악 지대도 있어 반군이 전투에서 고전할 수 있다. NTC는 이곳의 카다피 정규군을 100여 명 정도로 추정한다. 하지만 내전 발발 후 이곳을 다녀온 언론들에 따르면 이미 무장한 친카다피 주민들이 시내 곳곳에서 다수 목격됐다고 한다. NTC는 카다피의 아들들과 측근 다수가 이곳에 있을 것으로 보고 도시 외곽 여러 곳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바니왈리드가 함락되면 카다피의 마지막 이너서클이 붕괴되고 내전이 끝내기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도 그래서 나온다. 반군은 바니왈리드로부터 10∼20km 떨어진 지점 3곳에서 진격준비를 마쳤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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