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강철손 영웅’에 최고 훈장… 오바마 공적 칭송 ‘20분 헌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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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구하다 수류탄에 손 잃은 페트리 상사의 희생정신은 난관에 굴하지 않는 표상”

12일 오후 2시 20분 미국 백악관 이스트룸에서는 성대한 행사가 열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08년 5월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기지를 급습하던 중 동료 부대원을 향해 날아오는 수류탄을 잡아 동료의 목숨을 구한 르로이 페트리 상사(31)에게 미군 최고 무공훈장 ‘명예의 훈장(Medal of Honor)’을 수여하는 자리였다. 상사는 당시 작전으로 두 다리에 총상을 입고 오른손을 잃었다.

“그는 자신의 몸을 던졌습니다. 페트리 상사의 희생정신은 우리의 여행이 아무리 힘들지라도, 언덕이 아무리 가파를지라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과 페트리 상사의 부인 및 4명의 아이들, 부모 형제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수여식에서 20여 분간 연설하면서 페트리 상사의 공적을 하나하나 열거했다. 상사의 할머니 베서 페트리 여사를 포옹하며 위로하기도 했다.

페트리 상사는 2008년 5월 26일 아프간 파크티아 지역에서 탈레반기지를 급습하는 작전에 참가했다. 이미 다리에 총상을 입은 상태에서 수류탄이 동료 병사를 향해 날아오자 본능적으로 낚아챈 수류탄이 폭발하는 바람에 오른손을 잃었지만 그 덕분에 동료 2명의 목숨을 건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페트리 상사의 당시 행동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위기상황에선 군인이라도 일단 피하려고 하는 게 본능인데 앞길이 창창한 28세의 페트리 상사는 영웅적인 행동을 했다”며 “상사는 부상 후에도 전역하지 않고 다시 아프간 배치를 자원해 동료 부대원과 함께 20마일을 행군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조지아 주 포트베닝 기지에 복무하는 페트리 상사는 그동안 이라크와 아프간에 8번이나 배치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 도중 수차례나 페트리 상사를 향해 박수를 보낸 뒤 명예의 훈장을 걸어주면서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격려했다. 페트리 상사는 “영예로운 상을 혼자 받게 돼 황송하다”며 “미국과 해외에서 복무하는 모든 군인이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전과 아프간전에 참전한 미군 가운데 생존자로 명예의 훈장을 받은 군인은 지난해 11월 살바토르 준터 하사(26)에 이어 이번이 2번째다. 7명은 사후에 훈장을 받았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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