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필리핀軍에 물자 지원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24일 09시 34분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들 자제해야"…美.比 외무장관 회담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23일 최근 심화되고 있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 해군 현대화를 위해 필요한 물자를 제공해 달라는 필리핀 측의 요청을 받아들인다고 밝혀 사실상 필리핀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앨버트 델 로사리오 필리핀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최근 남중국해에서 벌어지는 사태는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저해한다"면서분쟁 당사국들의 자제를 촉구했다.

그는 "미국은 남중국해의 영유권 분쟁에서 어느 편도 들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무력의 사용이나 위협에 대해서는 반대하며, 분쟁 해결을 위한 협력과 외교적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모든 국가가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동시에 국제법에 입각한 해상권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필리핀을 비롯한 모든 당사국과 긴밀하게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필리핀 측이 노후한 해군 전력을 향상시키는 데 필요한 물자와 자원을 대여해달라고 요청한 것과 관련, 클린턴 장관은 미국이 "필리핀의 방위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는 (필리핀에) 적절한 물자와 장비를 제공할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필리핀에 필요한 물자를 가장 효과적으로 제공할 방법을 알아보고자 양국이 협력할 것이라며 델 로사리오 장관이 로버드 게이트 국방장관을 비롯한 국방부 관리들과 회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951년 체결된 미국과 필리핀 간 공동방위조약을 언급하면서 필리핀 방위와 관련한 미국의 노력과 의지를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공동기자회견에 나선 델 로사리오 장관도 자국이 최근 해군 현대화를 위해 2억5000만달러의 지원금을 책정하는 등 자국 영토에서 벌어지는 침략적 행위에 맞서기 위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며 남중국해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재확인했다.

남중국해는 원유와 천연가스가 풍부하게 매장된데다 석유와 각종 원자재의 국제적인 수송로라는 점에서 중국은 물론 브루나이·말레이시아·필리핀·대만·베트남 등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간에 일부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는 등 갈등이 유례없는 상황으로 격화되고 있다.

미국 역시 국제적인 해상수송로란 점에서 남중국해에 큰 관심을 갖고 있으며, 최근에는 중국의 위협에 맞서 동맹국인 필리핀과 베트남 등과 함께 합동 훈련을 계획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와 관련, 중국 외교부의 추이톈카이(崔天凱) 부부장은 지난 22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은 중국 탓이 아니다"라면서 "미국이 개입하면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것"이라고 경고했다.

디지털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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