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높은 갱두목 벌저, 16년만에 잡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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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시민제보로 은신처 급습… 살인 등 범죄 보고서만 200쪽영화 ‘디파티드’ 소재로도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가장 붙잡고 싶었던 사나이’ 마피아 보스 제임스 화이티 벌저가 드디어 체포됐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22일 밤 캘리포니아 주 샌타모니카에서 FBI가 벌저와 그의 오랜 연인 캐서린 그리그 씨(60)가 머물던 아파트를 급습해 체포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보스턴 지역 아일랜드 갱단 ‘윈터 힐’을 이끄는 그는 1995년 1월 체포령이 내려진 뒤 16년 만에 덜미가 잡혔다.

벌저는 백발에 가까운 환한 금발로 ‘화이티(Whitey·흰둥이)’란 별명을 얻었지만 그의 인생은 온통 핏빛이었다. 시사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1970, 80년대 암흑가를 지배한 그는 살인 19건을 비롯해 살인교사와 협박, 마약 거래 등 범죄 혐의보고서만 200쪽이 넘는다.

FBI의 존 코널리 요원과 결탁해 라이벌 갱단 ‘뉴잉글랜드파’를 궤멸시킨 일화는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영화 ‘디파티드’(2006년)에 소재로 쓰였다.

오랜 세월 유유히 법망을 빠져나갔던 벌저가 결국 체포된 데는 다름 아닌 시민들의 공이 컸다. FBI는 몇 년 전부터 자신들의 한계를 인정하고 TV와 인터넷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이번 체포도 제보 2건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적극적인 주민 협력으로 붙잡힌 벌저 커플은 23일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에 설 예정이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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