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연임 확정되자 北대사들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22일 0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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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중심 뉴욕에 있는 유엔본부는 21일(현지시각)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의 날이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열린 총회에 상정된 반 총장 추천 결의안이 192개 회원국의 박수 속에 통과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3초 정도였지만, 1시간 조금 넘게 열린 총회의 나머지 시간은 그에 대한 찬사와 박수로 채워졌다.

각 지역 대표들과 총회 주최국 미국 대표 등의 발언은 지난 4년 6개월간 반 총장이 보여준 헌신과 업적에 대한 찬사로 가득 찼고 내년 1월부터 시작되는 반 총장의 두 번째 임기의 성공을 바라는 기원이 담겨 있었다.

신선호 유엔 주재 북한대사 등 북한 관계자들도 반 총장의 연설이 끝나자 박수를 보냈다.

◇각국 대표들, 두 번째 임기 성공 기원=
경쟁자가 없고 이미 반 총장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된 탓인지 총회장을 메운 회원국 대표들은 반 총장의 연임을 축하하러 온 하객들처럼 보였다.

총회가 시작되고 넬슨 메소네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이 반 총장의 연임 추천 결의안을 제안한 후 조지프 데이스 유엔총회 의장이 반 총장 연임 안건을 공식상정하자 눈 깜작할 사이에 192개 회원국 대표들은 박수로 반 총장의 연임을 승인했다.

회원국 대표들은 반 총장의 연임안이 통과된 뒤 내년부터 다시 5년간 `세계 대통령'이라는 중책을 맡게 될 유엔 수장이 총회장으로 입장하자 기립 박수를 보냈다.

반 총장은 입장하면서 통로 쪽에 앉은 국가의 대표들과 악수하며 미소로 자신을 지지해준 대표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반 총장이 데이스 총회 의장 옆에 자리를 잡고 나서 이어진 지역그룹 대표들의 발언은 한국인 첫 연임 유엔 총장에 대한 지지의 진정성을 보여줬다.

아프리카를 대표해 첫 발언자로 나선 세네갈 대표는 "민주주의와 인권 수호, 기후변화 등 반 총장이 첫 임기 동안 이룬 업적은 매우 성공적이었다"며 "아프리카는 반 총장의 연임을 지지한다"고 축하의 포문을 열었다.

아시아의 쿠웨이트 대표는 "반 총장이 연임하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오히려 국제사회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다시 유엔 사무총장직을 맡은 반 총장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몰도바 대표는 동유럽을 대신해 "전폭적인 지지로 연임을 축하한다"며 "반 총장은 지난 4년 6개월 동안 유엔의 다양성을 지키면서 열정적으로 일했다"고 평가했다.

라틴 아메리카의 볼리비아 대표는 반 총장의 다음 임기에서도 "협력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서유럽과 기타 지역의 이스라엘 대표는 "반 총장의 새로운 5년도 성공하기를 기원한다"고 축하했다.

◇"소리없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전설의 외교관"=총회 개최국 대표 자격으로 발언에 나선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최고의 찬사를 동원해 반 총장에 대한 미국의 전폭적인 지지를 보여줬다.

라이스 대사는 "다른 누구도 유엔 사무총장의 자리가 어떤지 반 총장보다 잘 이해하지 못한다"며 "미국 정부는 반 총장에게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리없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지도자"라고 반 총장을 평가한 라이스 대사는 "코트디부아르와 리비아 사태와 관련해 그가 보여준 모습은 평화와 안보의 챔피언이었다"고 극찬했다.

반 총장의 연임을 축하하려고 한국에서 날아온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반 총장에 대한 유엔 회원국의 아낌없는 지지에 대해 "한국민을 대신해 감사한다"고 인사했다.

김 장관은 "한국 외교가에서 반 총장은 `전설'"이라며 "지난 4년 6개월 동안의 성공은 반 총장의 능력과 헌신뿐만 아니라 그의 인간성도 뒷받침했다"며 반 총장을 따뜻한 마음을 가진 뛰어난 외교관으로 소개했다.

그는 "한국도 반 총장이 강력한 유엔과 더 살기 좋은 세계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유엔 회원국들의 지지에 화답했다.

◇반 총장 영·불·중 등 주요국 언어로 감사 인사=김 장관의 발언이 끝나고 총회 의장의 호명에 따라 지역 대표와 총회 주최국 대표, 안보리 의장 등 유엔 기구 대표들이 회의장 연단으로 나오자 반 총장은 다시 한번 유엔 헌장 원본에 손을 얹고 유엔 사무총장직을 성실하게 수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반 총장은 중책을 다시 맡은 탓인지 선서를 하며 다소 긴장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선서가 끝나고 나서 영어와 프랑스어를 번갈아가며 사용하며 "표현할 수 없는 감사를 드린다"고 인사한 뒤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며 연임 확정의 기쁨보다 추가된 5년 임기에 대한 책임감을 강조했다.

그는 "모든 헌신과 에너지를 다해 노력하겠다"며 "함께 하면 어려움과 불가능은 없다"고 회원국의 협력을 당부했다.

반 총장은 인사를 끝내며 영어, 프랑스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 등으로 감사하다고 말해 회원국들로부터 큰 박수를 다시 이끌어냈고 북한 대표들도 반 총장에게박수를 보냈다.

◇축하 리셉션도 성황=김 외교장관 내외가 반 총장의 연임을 지지해준 각국 대표들을 위해 뉴욕총영사관에서 개최한 리셉션도 성황을 이뤘다.

이날 오후 6시부터 2시간여 동안 열린 리셉션에는 총회에서 전폭적 지지를 보여준 라이스 유엔 주재 미 대사를 비롯해 유엔 주재 각국 대사 부부와 민주당 문희상 의원, 유엔 간부 부부, 교민 등 500여명이 참석해 반 총장의 연임을 다시 축하했다.

김 장관 부부와 반 총장의 재선 1등 공신인 박인국 유엔 대사 부부는 행사장 입구에 나와 각국의 손님들을 맞았다. 반 총장은 리셉션장을 돌며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넸고 바쁜 와중에서도 참석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어주는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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