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휴전협정 3일만에 대규모 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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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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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을 따르는 예멘 정부군과 살레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하시드 부족이 31일 휴전협정을 깨고 수도 사나에서 전투를 재개했다.

외신에 따르면 예멘 정부군은 이날 새벽 하시드 부족을 이끄는 지도자 셰이크 알리 사디크 알아흐마르의 저택을 기습 공격했다. 저택을 지키고 있던 하시드 부족 무장대원들이 응사하면서 양측 간에 치열한 교전이 벌어졌다. 인근 주민들은 저택 부근에서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다고 말했고, 한 의사는 하시드 부족 3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하시드 부족 무장세력은 이후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 수도에 있는 정부청사 여러 곳을 재점령하는 데 성공했다. AFP통신은 수도 내 주요 간선도로를 비롯해 관영 뉴스통신사인 사바 부근과 헌병본부 등에서 무력 충돌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양측은 지난 주말 휴전협정을 체결했으며 정부군은 하시드 부족이 장악하고 있던 군 기지와 정부청사에서 철수했다. 그러나 31일 대규모 교전으로 휴전협정이 파기됨에 따라 예멘 사태는 리비아처럼 내전 상황으로 치달을 여지가 커졌다.

예멘 정부군은 또 이날 사나 남쪽에 있는 타이즈에서 다시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발포해 7명이 숨졌다. 정부군은 앞서 29일 밤에도 타이즈 시내 자유광장에서 넉 달째 농성을 벌이던 시위대에 무차별 발포해 21명을 숨지게 했다. 정부군은 텐트에 불을 질렀으며 다친 시위대원들을 치료하던 병원도 급습해 부상자들을 연행했다. AP통신은 정부군이 30일 오후 다시 자유광장으로 모여드는 시위대에 발포해 다수가 추가 사망했다고 전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예멘 정부군의 공격으로 29일 이후 타이즈에서 숨진 사람이 50여 명에 이른다”며 정부군이 실탄과 불도저, 물대포 등을 동원해 시위대를 공격했다고 비난했다. 33년째 장기 집권 중인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는 1월 말 시작돼 사망자가 2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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