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오사카 제2수도론’ 급물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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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오사카 지사 “수도기능 분산 필요” 한목소리

일본의 여야 국회의원들이 추진하고 있는 ‘부(副)수도 건설론’이 도쿄와 오사카(大阪) 지사까지 찬성하고 나섬으로써 힘을 얻고 있다. 대지진이나 후지 산 화산폭발 등 유사시에 대비해 제2의 수도를 만들자는 취지다.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지사는 22일 기자회견에서 “도쿄 밑에서 바로 터지는 직하(直下)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졌다”며 “수도기능을 분산하지 않으면 긴급할 때 치명적인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증권시장은 오사카에 옮긴다든가,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원래 수도기능 이전에 반대했으나, 동일본 대지진의 피해를 눈으로 확인한 뒤 태도를 바꿨다.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지사도 최근 공개석상에서 “도쿄 집중현상을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는 과제는 행정상 논의를 넘어 국민적 논의로 변하고 있다”면서 “도쿄가 모든 걸 맡는 시스템은 더는 적당하지 않다. 수도기능을 백업할 수 있는 거점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지금 당장 맡을 수 있는 것은 오사카밖에 없다”고도 했다. 하시모토 지사는 오사카 일대를 도쿄와 같은 특별 행정구역인 도(都)로 승격시켜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이에 앞서 여야 의원 200여 명으로 구성된 ‘초당파 위기관리도시 추진 의원연맹’은 13일 “정치와 경제 중추기관이 집중된 도쿄가 대지진이나 테러로 도시기능을 상실한다면 일본 전체가 대혼란에 빠진다”며 올해 안에 부수도 건설에 착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 오사카국제공항(이타미공항) 일대가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 중이다. 이 주장은 기득권을 내놔야 하는 도쿄지사와 담당자 성격의 오사카지사가 모두 긍정적인 만큼 상당한 탄력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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