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00만원 내고 오바마와 만찬’ 누가 갔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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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계 인사 50여명 참가… 백악관, 명단은 공개 안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9일 저녁 취임 후 처음으로 흑인들의 밀집지역이며 대표적 빈민가인 뉴욕의 할렘가를 찾았다.

할렘의 레녹스 애브뉴에 위치한 고급 레스토랑인 ‘레드 루스터 할렘’에서 자신을 후원하는 기업가와 자본가, 정계 인사 등 50여명과 만찬을 함께 한 것이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가 기금을 모금하기 위해 마련한 이 만찬행사의 티켓 값은 1인당 무려 3만800달러(한화 3418만8000원). DNC는 이날 행사로 약 150만 달러의 기금을 모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날 행사를 시작으로 미 전역에서 열리는 DNC 기금 모금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저녁 티켓 값인 3만800달러는 미 연방법이 허용하는 1인당 최대의 후원금액으로 누가 이 많은 돈을 치르고 만찬에 참석했는지 관심이 모아졌다. 하지만 백악관과 DNC는 참석자 명단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참석자는 부유한 흑인뿐 아니라 월가의 백인 민주당 후원자들이 포함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출입기자에게 잠시 공개된 만찬장에는 대부분 백인들이 참석했으며 이 곳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찰스 랭글 하원의원(전 하원 세입위원장)이 눈에 띄었다.

만찬장인 ‘레드 루스터 할렘’에는 테이블 6개가 놓여 있었으며 테이블마다 한 좌석은 오바마 대통령이 돌아가면서 앉을 수 있도록 비워놓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1시간 30분 동안 이어진 만찬에서 6개 테이블을 옮겨 다니며 경제문제에서부터 리비아 사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놓고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오바마 대통령이 첫 모금행사 장소로 할렘의 레스토랑을 선택한 이유는 이곳이 역사적으로 흑인들의 문화 중심지이기 때문이다. 최초의 흑인 미국 대통령이 2012년 대선을 앞두고 흑인들의 표를 결집하려는 의도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레스토랑은 할렘에 있지만 스웨덴 출신의 일류 요리사인 마커스 새뮤엘슨이 공동 소유한 고급식당이다.

이날 만찬 행사를 놓고 미 언론에서는 적절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있었다. 아직도 불법 마약과 범죄가 성행하는 할렘에서 선택받은 소수의 유력인사들을 초청해 거액의 모금행사를 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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