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에 대한 다국적군의 공습이 4일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카다피군과 반카다피군이 미스라타와 아즈다비야에서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다. 다국적군의 지원에도 반군은 두 지역에서 오히려 몰리고 있다. 반군의 마지막 보루인 리비아 동부 벵가지를 공격하려다 다국적군 공습으로 퇴각한 카다피군은 다국적군의 공습이 미치지 않는 중부와 서부에 남은 반군들에 화력을 집중하는 양상이다.
리비아 제3의 도시로 중서부에서 유일하게 반군이 장악해온 미스라타는 22일 카다피군 탱크들이 포격을 가해 차량에 있던 어린이 4명이 숨졌다고 주민들이 전했다. 21일에도 양 측의 전투로 40명이 숨졌다. 현지 야전병원에는 총상을 입거나 파편에 부상한 100명 이상의 중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하고 누워 있다고 외신들은 전한다. 한 병원 의사는 “반군의 상당수는 칼, 창 같은 원시적인 도구로 정부군과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카다피군은 미스라타 시내 건물 지붕에 저격수들을 배치해 거리로 나오는 주민들을 무차별 조준사격하고 있다. 또 민간인 희생을 우려한 다국적군이 시내를 제대로 공습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이용해 탱크를 시내에 배치했다. 다국적군은 카다피군과 반군의 지상전에는 최대한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다국적군의 공습이 시작된 후 벵가지에서 남쪽으로 정부군을 밀고 나갔던 반군은 남쪽으로 150km 떨어진 아즈다비야 외곽에서 발이 묶인 채 더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카다피군이 강력한 진지를 구축하고 미사일과 탱크로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아즈다비야의 반군 관계자는 “카다피군이 조금이라도 저항하는 모습을 보이는 민간인을 무차별로 죽이고 있다. 우리는 카다피군을 밀어낼 힘이 없다”고 말했다.
카다피군은 이날 반카다피군이 장악한 진탄에서도 중화기를 동원한 공격을 퍼부어 10명이 사망했다. 트리폴리에서 서남쪽으로 130km 떨어져 있는 진탄에는 다국적군의 공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서방이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고 현 상황을 유지할 경우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지구전 전술로 리비아의 동서 분할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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