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2일 취임 후 처음으로 중견 언론인 모임인 ‘그리드아이언 클럽’(1886년 창립)의 연례 만찬행사에 참석해 특유의 유머 감각을 뽐냈다. 오바마 대통령이 워싱턴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이 행사의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연단에 오르는 순간 밴드는 대통령이 입장 혹은 퇴장할 때 연주하는 ‘헤일 투 더 치프(Hail to the Chief)’를 연주했다.
그러자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가 얘기했던 다른 곡을 연주해 달라”고 요청했고 밴드는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히트곡인 ‘본 인 더 유에스에이(Born in the USA·미국에서 태어났어요)’를 연주했다. 좌중에서 폭소가 터져 나왔다. 취임 2년이 지났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출생지가 미국 하와이가 아니라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것을 유쾌하게 풍자한 것.
오바마 대통령은 일리노이 주 출신의 초선 상원의원 시절이던 2006년 그리드아이언 클럽 만찬에 참석했던 것을 언급하면서 “5년 전에는 상원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신참 의원이었고, 지금은 상원에서 아무것도 이뤄지게 할 수 없는 대통령”이라고 말해 다시 한 번 큰 웃음을 자아냈다.
백악관 초대 비서실장을 거쳐 최근 시카고 시장에 당선된 람 이매뉴얼이 청중석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내가 람을 비서실장으로 뽑았을 때는 실업률이 8%를 밑돌았고 대통령 지지율이 60%를 웃돌았다. 시카고 시민들에게 행운을 빈다”고 말했다. 이매뉴얼이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재직한 2년 동안 실업률이 10%를 돌파했고 대통령 지지율도 40%대로 추락한 점을 들어 시카고 시민에게 농담을 던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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