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노숙인 같았다. 우중충한 체육복 상의에 카고 팬츠, 더러운 흰색 셔츠, 닳아빠진 운동화에 발목까지 흘러내린 더러운 흰색 양말…. 며칠 동안 목욕하지 않은 사람처럼 냄새도 풍겼다.”
지난해 6월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사진)를 처음 만난 뉴욕타임스(NYT) 기자들은 빌 켈러 편집인에게 그의 첫인상을 이렇게 보고했다.
NYT는 31일 나올 전자책 ‘공개된 비밀들: 위키리크스, 전쟁 그리고 미국 외교’를 소개하는 26일자 기사에서 어산지를 ‘규정하기 힘들고, 남을 조종하는 데 능하며, 불안한’ 인물로 묘사했다.
기자들에 따르면 ‘어산지는 영리하고 오만하지만 이상하리만큼 남을 잘 믿는 특이한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숙소는 물론이고 e메일 주소, 휴대전화를 자주 바꾸는 등 도망자처럼 행동했으며 탐정소설의 주인공 같은 느낌을 줬다. 그는 비밀문서의 출처에 대해서는 굳게 입을 다물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기자들과 어산지의 관계는 적대적으로 변해갔다. 그가 자신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기사가 실리자 폭발 직전까지 치달았기 때문. 특히 자신과 외교전문을 유출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미 육군 브래들리 매닝 일병에 대한 신상 정보가 게재됐을 때 정점에 달했다고 한다. 결국 NYT는 어산지가 지난해 말 미 외교전문을 두 번째로 공개했을 때 폭로정보 공개매체에서 배제돼 가디언 등 유럽 매체들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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