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추격 막아라”… 구글 ‘젊은 창업주’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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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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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세 페이지로 CEO 전격 교체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인 구글이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현 CEO보다 거의 스무 살은 젊은 이 회사 창업자를 내세워 마크 저커버그 씨(27)가 이끄는 페이스북과의 한판 싸움을 선언한 것이다.

구글은 20일 공동 창업주인 래리 페이지 씨(38)가 4월부터 CEO로서 경영책임을 맡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2001년 8월부터 CEO 직을 수행한 전문경영인 에릭 슈밋 씨(56)는 회장을 맡아 계약이나 파트너십 등 외부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또 다른 창업주인 세르게이 브린 씨는 전략 프로젝트와 새 상품 개발 업무를 맡는다.

페이지 씨가 불과 25세 때인 1998년 창업한 구글은 2001년부터 정보기술(IT) 기업 경영 경험이 풍부한 슈밋 씨를 CEO로 영입한 뒤 3인 경영체제로 운영돼 왔다. 슈밋 씨는 이제 페이지 씨의 나이가 충분히 들었음을 암시하면서 자신의 트위터에 “(구글에) 더는 어른의 지도감독은 필요가 없다”고 썼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는 구글이 빠른 속도로 추격해 오는 페이스북을 의식해 CEO 교체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했다. 직원 200여 명의 작은 회사에서 10년 만에 직원 2만2400명을 거느린 시가총액(2000억 달러) 기준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으로 성장한 구글은 몸집이 커지면서 IT 기업 제왕의 자리에서 물러난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껴 왔다. 구글은 실제로 페이스북에 최다 조회수와 많은 직원을 빼앗겼다. 전문가들은 스티브 잡스 애플 CEO의 병가에 이어 구글도 경영진 개편에 나서면서 실리콘밸리에 큰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구글은 작년 4분기(10∼12월) 순이익이 25억4000만 달러(주당 7.81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의 19억7000만 달러(주당 6.13달러)보다 2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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