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銀 고객정보 유출자 ‘위키리크스’ 관련 다시 체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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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檢 “은행법 위반여부 조사”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에 스위스 은행의 부유층 고객 계좌정보를 넘긴 전직 은행 간부 루돌프 엘머 씨(55)가 19일 스위스 검찰에 다시 체포됐다고 AFP통신이 20일 전했다. 취리히 검찰청 경제범죄국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엘머가 (고객 계좌정보가 담긴) 컴팩트디스크(CD)를 위키리크스에 넘긴 것 자체가 스위스 은행법을 위반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그는 이날 체포되기 몇 시간 전 취리히 법원으로부터 자신이 몸담았던 은행을 협박하고 은행비밀준수법을 위반한 혐의로 벌금형(벌금 7200스위스프랑·약 835만 원)을 선고받았다. 2년간의 형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났지만 귀가하자마자 다시 체포된 것. 엘머 씨가 2002년 해고될 때까지 일했던 스위스 율리우스 베르 은행 측은 2008년 그가 은행 고객자료를 불법 유출한 뒤 돈을 요구하며 은행을 협박했다고 고소했다.

이 은행 케이맨 제도 지점장이었던 엘머 씨는 2008년 각종 정보가 담긴 자료 일부를 베르 은행 고객의 탈세를 입증하는 것이라며 위키리크스에 제공한 데 이어 17일에는 부유층 고객 2000명 이상의 탈세 입증 자료라며 스위스 3개 금융기관 정보가 담긴 CD를 위키리크스 창립자 줄리언 어산지 씨에게 제공했다. 엘머 씨는 17일 영국 런던 기자회견에서 “CD에는 정치인 40명을 비롯해 미국 유럽 아시아의 부유층 고객 명단이 들어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CD를 분석하고 있는 위키리크스가 2주일여 뒤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힌 가운데 재미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국 관련 폭로 전문 블로그 ‘시크리트 오브 코리아’는 18일 ‘2008년 위키리크스 폭로 율리우스 베르 은행 예금주 명단’을 올렸다.

마이크로소프트 엑셀 파일로 된 이 명단에는 신탁 또는 투자회사로 보이는 이름 약 200개와 월별 거래 금액 등이 들어있다. 이 중에는 ‘the Kim Trust’라는 이름도 있다. 그러나 개인 이름으로 보이는 것은 없다. 이 명단이 엘머 씨가 위키리크스에 제공한 그 CD 속 명단의 일부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Kim’이 한국인 성씨와 관련돼 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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