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코트디부아르가 대선 결과를 놓고 현 대통령과 야당 후보가 서로 승리를 주장하며 맞서 유혈 사태가 빚어지는 등 사실상 남북 내전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로랑 그바그보 대통령은 4일 알라산 우아타라 야당 후보가 승리했다는 선거관리위원회의 발표를 불법으로 일축하고 자신의 당선을 선언한 헌법위원회의 발표에 따라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고 5년 임기를 시작했다.
이에 앞서 그바그보 대통령 세력이 장악한 헌법위원회는 “선관위가 정해진 시한보다 하루 늦은 2일 선거 결과를 발표해 법적으로 무효이고 북부 지역에서 선거 부정이 저질러졌다”며 9개 선거구의 개표 결과를 무효로 처리한 뒤 그바그보의 당선을 선언했다.
그바그보 대통령은 이날 군부의 지지를 재확인한 뒤 가진 취임식 연설에서 “나는 외부의 간섭을 배격하고 주권을 지킬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사퇴 요구를 거부했다.
이에 맞서 우아타라 당선자는 “작금의 특별한 상황이 나의 취임식을 막고 있다”며 직접 손으로 쓴 대통령 취임 선언문을 헌법위원회에 보냈다. 기욤 소로 총리는 이날 “우아타라 당선자를 지지한다”며 전격 사임했다. 소로 총리는 반군 지역인 북부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 정치지도자로 2007년 평화협정에 따라 현 정부에서 일해 왔다. 우아타라 당선자는 소로 총리를 새 정부의 첫 총리로 임명한 뒤 군부의 중립을 촉구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우아타라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고 그바그보 대통령에게 평화적 정권 이양을 촉구했다. 인도를 방문 중인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당선자는 한 명이며 국제사회는 우아타라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아프리카연합(AU)도 우아타라 지지를 선언했다.
4일 코트디부아르의 옛 수도이자 경제 중심도시인 아비장은 야간통행금지 조치가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시내 곳곳에서 정부군과 우아타라 지지자 간 유혈 충돌이 이틀째 벌어졌다. 프랑스군 기지와 공항이 위치한 포르부에 지역 등에선 시위대가 도로를 차단하고 타이어를 불태우며 저항하다 군 병력이 쏜 총에 맞아 2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아비장 시내는 무장한 보안군이 시내를 통제하고 있다. 군은 이미 국경을 봉쇄했다. 반면 유엔평화유지군은 장갑차를 동원해 우아타라 당선자의 선거본부를 지키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