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의 미국 국무부 외교전문 공개 이후 국무부는 추가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군과 외교전문 정보 공유를 잠정적으로 중단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이 조치는 2001년 9·11테러 후 알카에다의 추가 테러공격을 막기 위해 미국이 정부 부처 간 정보 공유를 확대한 후 처음 있는 일이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이날 “외교전문 데이터베이스와 군 내부 전산망의 연계를 잠정적으로 중단했다”며 “정보 유출로 노출된 약점을 보완하는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군 내부전산망인 ‘SIPRNet’과 일부 정보의 공유를 잠정 중단하고 국방부와 외교전문 정보 공유를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를 놓고 협의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군 내부전산망에서 국무부 전문 정보를 어떻게 공유하고 관리하는 방식을 국무부와 협의하고 있다”며 “정보 접근권한 보유체계에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당국자는 접근권한 보유자에게 추가 제한을 둘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SIPRNet’에서 외교전문을 아예 빼는 데는 반대했다.
프랑스 정부도 외교전문이 유출되지 않도록 단속에 나섰다. 프랑수아 바루앵 예산장관 겸 정부 대변인은 이날 “앞으로 외교전문을 주고받는 방식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도 한시적으로 외교전문 관리시스템 보안을 강화했다.
AFP통신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이번 외교전문 폭로로 미 외교관을 대하는 세계 각국 당국자들의 자세가 신중해지고 미국의 외교활동이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외교관들도 앞으로 작성하는 외교전문에 어떤 단어를 쓸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위키리크스가 최근 공개한 외교전문에 담긴 북한 관련 내용의 회의론이 외신을 통해 나오고 있다. 외교관들의 주관적 평가가 가미된 내용에는 “디너파티에서 오가는 잡담 수준”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은 지난달 30일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외교전문 중 이란이 사거리 3000km 이상인 북한제 BM-25(무수단) 미사일 19기를 확보했으며 서유럽까지를 사정권으로 두고 있다는 대목에 의문을 제기했다. 우선 WP는 무수단 미사일이 현재 실전 배치돼 있다는 증거가 없고, 북한이 이란에 미사일 19기를 제공했다는 내용도 사실인지 의심스럽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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