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콜레라, 하루 수백명씩 ‘환자 눈덩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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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콜레라, 허리케인 강타후 급확산… 사망자 다시 급증 800명 달해


중남미 최빈국인 아이티에서 콜레라로 희생된 사람이 창궐한 지 한 달 만에 800명 안팎으로 급증했다. 특히 이번 주 들어 사망자와 감염자가 하루에만 각각 수십 명, 수백 명씩 늘어나면서 국경을 맞댄 도미니카공화국은 물론이고 미국 본토 등 중미 지역 전체가 긴장하고 있다.

아이티 보건당국과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콜레라 사망자는 9일 현재 724명, 감염자는 1만1125명으로 집계됐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10일 이후에도 추가로 수십 명이 사망해 11일 현재 전체 사망자는 800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특히 이 나라 수도인 포르토프랭스에서도 10명의 사망자가 확인됐다. 이곳에는 올해 초 대지진 때문에 100만 명 이상이 모여 있는 난민촌이 있어 더 큰 피해가 우려된다.

아이티의 콜레라 피해는 지난달 말까지 200여 명의 희생자가 나올 때만 해도 당국의 방역작업과 국제사회의 지원으로 더는 크게 번지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달 초 허리케인이 아이티를 강타해 캠프촌이 물에 잠기고 하천이 범람하면서 사망자가 다시 급증하기 시작했다. 역학 전문가들은 “콜레라가 앞으로 몇 달은 더 유행할 것이며 1000만 명에 이르는 아이티 전체 인구가 위험에 노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이티에서 콜레라가 창궐한 것은 100년 만에 처음 있는 일로 대다수 국민은 면역력도 매우 낮은 상태다.

아이티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도 지지부진하다. 미국 국무부는 11일 대지진 복구 지원비 1억2000만 달러를 조만간 아이티에 송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당초 발표한 지원금의 10분의 1에 불과한 금액으로, 지원 약속을 한 지 7개월이 지난 뒤에야 처음으로 보내는 것이다. 잇따른 자연재해와 전염병, 가난에 지친 아이티 국민도 점점 절망과 비관에 빠져들고 있다. 포르토프랭스 난민촌에서 생활하는 로니즈 아틸마 씨는 “지원금은 아마 부자들한테 갈 것”이라며 “올해 1월부터 여기서 고생하고 있는 우리는 결국 그 돈을 구경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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