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형제가 인생을 더 행복하게 만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9일 14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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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행복을 원하거든 여자 형제를 갖게 해줘라."

남성 여성을 막론하고 누나건 언니건 여동생이건 여성 형제가 있는 것이 삶을 더욱 풍성하고 행복하게 만든다는 과학적 연구결과가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미 브랭햄영 대학의 연구를 인용해 "여성 형제를 가진 10대 청소년은 남성 형제만 가진 동년배보다 스스로 불행이나 외로움, 우울을 느끼는 횟수나 강도가 적다"라고 보도했다. 영국 심리학자 리즈 라이트와 토니 캐서디 박사 역시 부모가 이혼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최소 1명 이상의 여성 형제를 가지고 있는 이들이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크다"는 결론을 얻었다.

여성 형제가 행복을 느끼는데 도움이 되는 이유는 여성들이 남성보다 훨씬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연구 대상이 된 한 여성은 평상시 자신의 형제자매들과 통화하는 횟수나 시간이 성별과 상관없이 엇비슷했다. 그러나 오빠나 남동생과는 역사나 지리 문학을 주제로 삼는 대화가 많은 반면에, 언니 여동생과의 통화는 개인적인 체험이나 사사로운 느낌에 대한 것이 주를 이뤘다. 즉 여성 형제는 자신의 속마음을 터놓고 얘기하기 편해 마음의 안정을 더 많이 가져다준다. 반대로 이런 대화에 익숙지 않은 남성도 누나나 여동생이 이런 얘기를 해주면 감정적 위안을 얻는다.

이는 남성이 단순히 여성보다 감정에 무디다는 뜻은 아니다. 남성 역시 동일한 조건에서 느끼는 감정은 여성과 비슷하다. 다만 그 처리방식이 다르다. 예를 들어 영국의 한 가족은 오랫동안 아꼈던 개가 세상을 떠났을 때 이 슬픔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남형제와 여형제 간에 차이를 보였다. 여성들은 개와 함께 한 시간을 추억하며 자신이 얼마나 개를 그리워하는가를 토로했지만, 남성들은 개를 잃음으로써 가족들이 겪는 고통에 대한 걱정이 더 많았다.

데보라 태넌 조지타운대학 교수는 "남성들은 심리적 갈등을 겪으면 상처를 끄집어내기보단 해결방안을 찾는데 더 골몰한다"며 "이는 삶을 성숙시키는 좋은 태도이긴 하지만 그저 참고 인내하는 것보다 고통을 표출하고 주위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 삶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길임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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