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억류 중국선장 석방]21세기 新인해전술… 세계가 中을 다시 보다

동아일보 입력 2010-09-25 03:00수정 2010-09-25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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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대국’ 중국이 ‘슈퍼파워 국가’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중국은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영유권을 둘러싼 마찰에서 17일 만에 일본의 ‘백기 투항’을 받아냈다.

1842년 아편전쟁과 1895년 청일전쟁에서 각각 영국과 일본에 패한 뒤 굴욕의 길을 걸어왔던 중국이 비록 외교전이긴 하지만 처음으로 일본과의 싸움에서 일방적 승리를 거둔 셈이다.

○ 중국의 파워 유감없이 발휘

‘인구 대국’ 또는 ‘저개발 국가’의 대표로 불리던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세계 역사에서 유례없는 성공신화를 일궈냈다. 외환보유액 세계 1위, 2009년 수출과 자동차 내수판매 세계 1위, 세계 주요국 가운데 경제성장률 1위, 국방비 세계 3위 등 중국은 이제 명실상부한 슈퍼파워 국가다. 특히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중국은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으로 거론될 정도다. 올해 상반기엔 일본을 제치고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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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이런 국력을 바탕으로 희토류 수출 중단 등 일본에 융단폭격을 가했고 일본은 ‘법대로’를 외치다 결국 ‘항복’을 선언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24일 “슈퍼파워로 성장한 중국의 대단한 힘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나카노 고이치 일본 도쿄 소피아대 정치학과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에 “일본이 중국의 압력에 얼마나 약한지 분명해졌다”고 토로했다.

일본의 이 같은 ‘재빠른 항복 선언’은 중국이 앞으로도 쓸 수 있는 카드가 무궁무진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설령 이번 조치까지 버틴다 해도 중국이 추가 조치를 취할 경우 이를 견뎌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의 대(對)중국 수출은 전체의 24.4%에 이른다. 또 일본 수입의 22.4%는 중국 제품이다. 수출의 4분의 1, 수입의 5분의 1을 중국에 의존하는 셈이다. 중국이 이를 무기화하기 시작하면 일본은 걷잡을 수 없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중국은 최근 들어 국제무대에서도 목소리를 키워 왔다. 특히 중국은 △위안화 기축통화 추진 △지역안보협력 체제 강화 △지난해 말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등을 통해 국제질서를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 한국의 준비는

천안함 폭침사건 이후 북한을 상대로 서해에서 진행하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중국이 매우 강경하게 반대한 것도 이런 자세의 변화로 볼 수 있다. 한국이 이런 ‘슈퍼 차이나’와 외교적 마찰을 겪게 된다면 악몽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23.9%, 수입은 16.8%로 일본 못지않게 의존도가 높다. 한중 교역액은 올해 1700억 달러로 예상되고 있으며 2015년엔 3000억 달러로 늘 것으로 보인다. 무역흑자 역시 지난해 325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매년 200억 달러 안팎의 흑자를 보이고 있다. 중국이 관세를 높이거나 수입, 수출을 제한하기 시작하면 한국 경제는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다.

○ 주변에서는 ‘중국 위협론’도 고개 들어

중국의 이번 대일본 강공 드라이브는 중국 내부의 권력투쟁을 반영한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분석했다.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의 리더십과 외교부의 힘이 약화된 틈을 군부와 주요 부처, 국영기업의 신진관리들이 비집고 들어가 ‘강경책’을 주도했다는 것이다.

중국이 이번 승리를 마냥 즐길 수만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중국 내부에서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한국 등 중국 주변국에서는 ‘중국 위협론’이 더욱 힘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우젠민(吳建民) 전 중국 외교학원 원장은 23일 런민(人民)망에서 “도광양회(韜光養晦·자신의 재능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능력을 기른다)는 중요한 유산”이라고 강조했다. 패권주의와 민족주의가 고개를 드는 현상에 대한 경고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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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월19일 동아뉴스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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