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총리 부친 별세… 선천적 장애 딛고 ‘불굴의 삶’

동아일보 입력 2010-09-10 03:00수정 2010-09-1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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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나의 영웅”
올해 4월 18일 영국 서남부 스윈던 시에서 당시 보수당 당수로서 총선 선거운동을 하던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유세 도중 아버지 이언 씨(오른쪽)와 포옹하고 있다. 이언 씨는 8일 프랑스에서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스윈던=로이터 연합뉴스
13세 소년은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미래에 아빠처럼 될 거야. 아빠는 다리 장애에 단 한 번도 굴복하지 않고 인생에서 원하는 것은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셨어.” 아버지 이언 씨(77)는 아들 데이비드에게 불굴의 투지를 몸소 보여주면서 강하게 키웠다. 그로부터 30년 뒤 이 소년은 198년 만에 최연소 영국 총리에 오른다.

“아버지는 내 인생의 영웅”이라고 말해온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8일 부친을 떠나보내는 슬픔을 겪었다. 이언 씨는 프랑스 남부 툴롱에서 2주간의 휴가를 보내던 중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심장마비가 오면서 끝내 숨졌다. 캐머런 총리는 이날 부친이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하원에서 예정된 ‘총리와의 질의’를 부총리에게 넘기고 급히 동생들과 함께 비행기를 탔다. 캐머런 총리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니스공항에서 헬리콥터를 제공해준 덕분에 부친 사망 3시간 전에 병원에 도착해 임종할 수 있었다.

캐머런 총리의 부친은 태어날 때부터 두 다리의 뒤꿈치가 없는 장애인이었다. 처음부터 무릎 아래를 쓸 수 없었고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두 다리를 절단했다. 나중엔 한쪽 눈마저 실명했다. 하지만 그는 학창 시절 “스키만 빼면 못하는 운동이 없다”며 테니스와 크리켓을 즐겼을 만큼 낙천적이고 적극적이었다. 또 스스로 걷기 위해 오랫동안 목발을 사용했고 나이가 들어서야 전동 휠체어를 탔다. 주식 중개인으로서 부와 성공적인 삶을 개척했고 부동산회사인 존 D 우드사의 사장을 지냈다.

더 타임스는 캐머런 총리가 아버지의 낙관주의와 열정을 이어받았다고 썼다. 캐머런은 지난해 2월 심한 뇌성마비 장애로 고생하던 6세 장남을 잃었다. 그러나 올 들어 총리에 올랐고 지난달에는 딸까지 얻는 기쁨을 누렸다. 영국 언론은 최근 수년간 캐머런 총리에게는 기쁨과 슬픔이 동시에 쏟아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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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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