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갱단, 美밀입국 72명 납치-처형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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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 밀입국하려던 중남미 출신의 남녀 72명이 멕시코 갱단에 피랍된 뒤 한꺼번에 처형돼 충격을 주고 있다. 외신들은 이 사건을 비중 있게 보도하면서 마약 밀매가 주 소득원이던 멕시코 갱단에 밀입국자 약탈이 새로운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멕시코 해병대는 25일 미국 텍사스 주와 국경을 맞댄 산페르난도 시 인근의 한 목장에서 시신 72구를 발견했다. 희생자들은 남성 58명과 여성 14명으로 에콰도르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브라질 등을 떠나 며칠 전 미국으로 입국하려다 갱단에 피랍된 사람들이었다. 생존자의 증언에 따르면 갱단은 이들에게 돈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다 거절당하자 총으로 사살했다고 한다. 멕시코군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처형이 끝난 직후였다.

BBC 방송은 미국 밀입국자들은 브로커에게 줄 돈과 여행경비로 큰돈을 휴대하는 경우가 많아 갱단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설사 돈이 없더라도 인질로 잡혀 가족에게 몸값을 요구하도록 협박받기도 한다. 밀입국의 특성상 피해자 규모를 파악하기도 쉽지 않다. 지난해 멕시코에서 체포돼 추방된 밀입국자만 6만4000여 명에 이르러 전체 불법 밀입국자 규모는 수십만 명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매년 2만여 명이 범죄조직의 희생양이 되는 것으로 멕시코 정부는 추산하고 있다.

최근 멕시코에서는 대규모 시신 매장지들이 자주 발견되고 있다. 지난달엔 51구의 집단 매장지가, 5월에는 64구의 집단 매장지가 발견됐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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