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가 스마트폰 블랙베리의 모바일서비스를 10월부터 중단시키겠다고 1일 발표했다. 아랍에미리트 통신감독청 모함마드 알 가넴 청장은 “이미 국내 이동통신 업체들에 통보했다”며 “블랙베리 측이 아랍에미리트 통신법에 맞는 해결책을 내놓을 때까지 계속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50만 명으로 추정되는 아랍에미리트 내 블랙베리 사용자들은 10월부터 e메일, 문자메시지, 인터넷검색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아랍에미리트 내 두바이와 아부다비 공항을 오가는 외국인들도 해외 로밍을 통한 블랙베리 서비스 이용에 제한을 받게 된다고 아랍에미리트정부는 설명했다. 블랙베리 제조업체인 RIM사는 이날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아랍에미리트 정부의 발표 이후 몇 시간 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관계자도 “이달 말부터 블랙베리 서비스를 중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쿠웨이트와 바레인도 스마트폰에 대한 우려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블랙베리 서비스 중단 사태가 중동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AP는 블랙베리 서비스 중단 결정은 국제금융 및 관광중심지로 발전하려는 아랍에미리트의 계획에 차질을 빚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랍에미리트 정부는 “국가안보상의 잠재적 위협이 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애플의 아이폰을 비롯한 다른 스마트폰과는 달리 블랙베리는 고도로 암호화된 정보를 자동적으로 해외에 있는 서버에 보내기 때문에 테러리스트 등의 불법 활동과 관련한 정보를 제대로 감시할 수 없다는 것. 아랍에미리트 정부는 “블랙베리의 특정 서비스들은 사용자들이 아무런 법적 책임을 지지 않은 채 사법적 사회적 국가적 안전보장에 위협이 되는 행동을 하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동 국가들이 사생활 침해 비판에도 정보 도청 및 감시를 강화하는 것은 지난해 이란의 대통령선거 이후 벌어진 대대적인 반정부시위에서 보듯이 인터넷이 반정부 활동에 이용되는 것을 크게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특히 아랍에미리트는 올 1월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의 고위 간부가 두바이에서 암살된 데 충격을 받고 전자 감시 및 보안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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