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연정, 前정부 선심성 정책 솎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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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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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 추진 217개 사업 검토 12개 폐지-12개 보류
105억파운드 재정지출 줄여… 야당-수혜지역 반발

‘60세 이상 고령자와 16세 이하 청소년을 위한 수영장 무료이용 제도도입 보류(4000만 파운드), 인문계 박사과정 학생 100명을 위한 장학금 신설 보류(2500만 파운드), 공공도서관에 무료인터넷 설치 계획 보류(200만 파운드)….’

보수당과 자민당의 영국 연정이 전 노동당 정부가 추진해온 선심성 정책을 과감히 잘라내기 시작했다.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공공부문 지출을 삭감하려는 취지지만 야당과 지역 주민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대니 알렉산더 예산장관은 17일 하원에 출석해 노동당 정부의 340억 파운드 규모의 217개 프로젝트를 검토한 결과 올 들어 추진한 12개 사업을 폐지하고 12개 사업을 일시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폐지된 사업의 규모는 20억 파운드(약 3조6000억 원)이고 보류된 사업의 규모는 85억 파운드(약 15조3000억 원)에 이른다.

해상 수색헬기 도입을 위한 70억 파운드를 유보하고 청년실업자 대책 비용 중 10억 유로를 삭감했다. 4억5000만 파운드가 들어가는 600개 병상의 스톡턴온티스 병원 신설계획과 2억5000만 파운드가 필요한 세계문화유산 스톤헨지 방문관 설립계획도 취소했다. 중공업회사 셰필드 포지마스터스에 대한 8000만 파운드 지원과 영국영화연구소 설립을 위한 4500만 파운드 지원도 보류했다.

알렉산더 장관은 연정파트너인 자민당 당수 닉 클레그 부총리의 이웃선거구 셰필드에 대해서도 3번이나 도끼를 내려쳤다. 셰필드 포지마스터스 지원을 없던 일로 한 것 외에도 1300만 파운드가 드는 산업공원 설립계획과 1200만 파운드가 들어갈 쇼핑센터 개선계획도 취소했다.

이 같은 조치는 지난달 조지 오스번 재무장관이 올해 1월부터 총선이 열린 5월 사이에 노동당 정부가 서명한 모든 정책을 재검토하도록 각 부처에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알렉산더 장관은 “전 노동당 정부는 무책임하게 선거구민의 희망을 부풀렸다”며 “심지어 자금을 어떻게 충당할지 대책도 없이 계획만 발표한 사례도 있어 넘겨받은 장부를 맞춰보니 1억 파운드가 비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혜 예상지역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그레이엄 어니맨 셰필드 포지마스터스 최고경영자(CEO)는 “큰 실망”이라고 말했고 폴 케니 영국총노조(GMB) 위원장은 “지원을 약속했다 도로 뺏어가는 것은 야만행위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노동당의 리엄 번 예비내각 예산장관도 “공공 지출을 줄이면 얼마나 많은 일자리가 줄어드는지 아느냐”고 공격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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