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200억달러 보상기금 조성”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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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경영진 회동서 합의… 연말까지 주주배당 않기 

영국 석유회사 BP가 멕시코 만 원유 유출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200억 달러의 기금을 내놓고 연말까지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3시간 넘게 이어진 면담 끝에 내린 결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칼헨릭 스반베리 회장 등 BP 최고경영진과 면담 후 BP가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원유 유출 피해에 따른 보상을 제대로 하기 위해 대통령이 사실상 BP 경영진의 팔을 비틀고 나선 것이다. BP는 이와 별도로 6개월 동안 심해저의 석유 시추 프로젝트 동결로 일자리를 잃게 된 시추 기술자들을 위해 1억 달러의 보상기금을 내놓기로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BP 경영진과의 면담 후 “현행 연방정부법에 따르면 석유회사가 원유 유출 피해에 따라 내놓게 될 피해보상금액이 7500만 달러에 그치고 있다”며 “하지만 이 금액은 불충분하며 BP가 200억 달러를 내놓게 된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하지만 200억 달러는 상한선이 아니며 기금을 내놓는다고 해서 개인이나 주정부가 법적 소송을 제기할 권리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200억 달러는 BP나 정부가 관리하지 않고 독립적인 제3자가 관리하는 별도 계정에 예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오바마 대통령이 200억 달러의 피해보상 기금을 독립적인 제3자에게 맡기도록 한 것은 지금까지 피해보상 실적이 미진한 데다 앞으로 BP가 자금난에 빠질 경우 피해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것이다. 원유 유출 파문 후 오바마 행정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바람에 파장이 더욱 확산됐다는 비난도 감안한 조치다.

BP는 이와 함께 올 연말까지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주주들 몫으로 돌아갈 혜택을 중단하는 대신 피해보상부터 하도록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압박한 것이다.

200억 달러 기금은 9·11테러 희생자 기금을 관리했고 지금은 구제금융을 받은 대형 금융회사들의 경영진 급여 조정 업무를 맡고 있는 케네스 파인버그 백악관 특별보좌관이 관장하기로 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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