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스파게티가 열렸어요… 시속 270km 슈퍼 투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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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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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링컨기념관 팔렸다”

‘거짓말박물관’사이트 선정 역대 만우절 보도

파노라마는 한술 더 떠 나무에서 한 여성이 스파게티 가닥을 ‘수확’하는 모습까지 보여줬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시청자의 문의전화가 쇄도했다. “스파게티 나무를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BBC 측은 “스파게티 한 가닥을 토마토소스가 가득 담긴 양철통에 심으세요. 그리고 희망을 갖고 기다리세요”라고 답했다. 1957년 4월 1일 영국에서 실제 있었던 일이다.

이 사건은 웹사이트 ‘거짓말박물관(www.museumofhoaxes.com)’이 1일 만우절을 맞아 선정한 ‘역대 만우절 거짓말 100위’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물론 스파게티를 수확하는 화면은 조작한 것이었다.

거짓말 2위는 1985년 4월 1일자 미국 스포츠전문 주간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에 실린 ‘시속 270km의 강속구 투수 시드 핀치, 뉴욕 메츠 입단’ 기사다. 미 메이저리그 야구팀 뉴욕 메츠는 시즌 승률이 5할을 넘지 못하는 약체 팀이었다. 따라서 당시 역대 메이저리그 최고 구속(시속 162km)보다 100km 이상 더 빠르게 던지는 투수의 입단은 대단한 소식이었다. 이 신문은 “핀치는 티베트 고원의 한 사원에서 위대한 성자 라마 밀라라스파의 조련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메츠 팬들은 핀치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며 회사에 문의했지만 ‘가공의 인물’의 정보가 있을 리 없었다.

3위는 1962년 4월 1일 스웨덴의 유일한 방송사가 내보낸 ‘즉석 컬러TV 만드는 법’ 프로그램이다. 흑백TV 수상기를 나일론 스타킹으로 덮어씌우면 컬러화면이 나온다며 직접 시연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이자 시청자 수천 명이 TV를 보며 즉시 따라했다. 스웨덴에서 컬러TV 방송은 1970년 4월 1일 시작됐다.

미국의 유명한 멕시코 음식 체인업체인 타코벨의 로고는 종(鐘)이다. 1996년 4월 1일 타코벨은 “미국 독립의 상징물인 ‘자유의 종(Liberty Bell)’을 구입했다. 회사 이름도 ‘타코 리버티 벨’로 고쳤다”고 발표했다. 분노한 시민들은 자유의 종을 소장한 필라델피아 자연사박물관에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며 ‘전화시위’를 벌였다. 기자들은 백악관에 진위를 물었다. 그러자 당시 마이크 매커리 백악관 대변인은 “사실은 링컨 기념관도 팔렸다”고 한술 더 떴다. “장난이었다”는 타코벨의 후속 발표로 마무리된 이 사건은 거짓말 4위를 기록했다.

1998년 4월 1일 미 일간지 유에스에이투데이에 실린 버거킹의 전면광고 ‘왼손잡이용 햄버거 와퍼 판매 개시’도 10위 안에 들었다. 광고를 본 많은 미국인이 버거킹 매장에서 ‘왼손잡이용 와퍼’를 주문했다. “나는 오른손잡이용 와퍼로 달라”고 주문한 고객도 꽤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애완동물 햄스터용 비아그라가 개발됐다’는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 기사(2000년) 등도 리스트에서 찾아볼 수 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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