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같지 않은 벨기에 출신에 걸레같은 카리스마”
판롬파위 욕했던 패리지 의원 사과는 끝내 거부
예지 부제크 유럽의회 의장은 2일 나이절 패리지 영국독립당 대표(사진)를 호출했다. “헤르만 판롬파위 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비롯해 벨기에 국민, 동료의원에게 사과하시오.”
지난달 24일 유럽의회 본회의장에서 패리지 의원이 내뱉은 막말 때문이었다. 당시 패리지 의원은 판롬파위 상임의장을 앞에 두고 이렇게 말해 물의를 빚었다. “당신은 저급한 은행원 얼굴에 축축한 걸레 같은 카리스마를 가졌군. 국가 같지도 않은 벨기에 출신 주제에….” 패리지 의원은 떳떳했다. “그 말을 한 거는 인정합니다만 내가 사과를 해야 할 사람은 은행원뿐입니다. 내가 그들을 모욕했다면 진심으로 사죄드리지요.”
15분간 짧은 면담이 끝나자 부제크 의장은 즉각적으로 응징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막말 공격의 대가로 패리지 의원이 의정활동비 열흘 치에 해당하는 2980유로를 벌금으로 내게 됐다고 보도했다. 부제크 의장은 패리지 의원이 이마저도 거부할까봐 활동비 지급 때 원천 몰수하도록 했다. 폴란드 연대운동 회원 출신인 의장은 “민주주의 사회의 절대적인 초석인 표현의 자유를 위해 나도 싸워봤다”며 “정책이 아닌 개인이나 나라에 대한 모욕은 표현의 자유가 아니다. 그리고 모든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이라고 말했다.
징계가 내려진 후 화가 난 패리지 의원은 “나는 판롬파위 상임의장과 벨기에 국민에게 절대로 사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가 같지도 않은 벨기에’라는 발언에 대해서는 “벨기에엔 정말 적절한 정당이 없다”며 자신의 주장이 옳음을 강조했다. 그러고도 분이 안 풀렸던지 트위터에 이런 글도 남겼다. “브뤼셀에서는 내 마음대로 말하는 것도 이렇게 비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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