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를 돕기 위해 각국 정부가 내놓은 지원금이 12억 달러를 넘는다고 유엔이 20일 밝혔다. 이미 지원금 1억1440만 달러를 내놓은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와 유럽연합(EU)도 각각 5360만 달러, 4억8600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아이티에 500만 달러를 내놓겠다고 했던 대만의 마잉주 총통은 아이티의 부채도 탕감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정부가 아닌 민간의 지원금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인디애나대 자선센터 부설 ‘기빙(giving) USA 재단’은 미국인들이 지금까지 아이티 주민들을 위해 기부한 돈이 2004년 인도양의 지진해일,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참사 당시 기부금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스포츠 구단들도 아이티 돕기에 동참했다.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는 250만 달러를, 미국프로농구(NBA)는 100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도 현금 지원을 약속했다.
한편 잔해 더미에서 일주일간 깔려 있던 생존자들도 속속 구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 르면 19일 아이티 자크멜의 무너진 집에서 생후 15일된 여자 아이가 구조됐다. 이 아이는 인생의 절반을 물과 음식 없이 지낸 셈이다. 엄마 미셸렌 조아생 씨(22)는 12일 “아기에게 젖을 먹이다 자리를 비운 사이 지진이 났다. 2층 침대에 누워 있던 아기가 죽은 줄만 알았다”며 “이건 신의 자비”라고 말했다.
AFP와 AP통신도 19일 포르토프랭스의 가톨릭 성당 내 대주교 사택 밑에 매몰된 아나 지지 씨(69·여)가 구출됐다고 보도했다. 소방대원은 “발견 당시 지지 씨는 혼잣말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고 했으며 지지 씨는 “지진 이후 나의 주인인 하느님과 대화를 나눴으며 다른 사람은 필요 없었다”고 말했다. 같은 날 포르토프랭스의 한 쇼핑센터 잔해에 깔렸던 25세 여성 호텔라인 로사나 씨도 구출됐다. 그는 일주일동안 물과 음식을 일절 먹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유엔은 12일 지진 발생 후 총 121명이 구조된 것으로 집계했다.
미 항공모함 칼빈슨은 물이 부족해 탈수 증세를 겪고 있는 이재민들에게 곧 상당량의 식수를 공급할 방침이다.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넷판은 18일 포르토프랭스에 파견된 칼빈슨이 바닷물을 마실 물로 바꾸는 담수화 설비를 갖춰 매일 40만 갤런(151만4165L)의 식수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전했다. 윌리엄 매킨리 사령관은 “칼빈슨이 특수 제작된 2갤런, 5갤런들이 물통 10만여 개로 매일 최대 20만 갤런의 식수를 지진 피해 지역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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