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와 사무실 전격 압수수색

  • 동아일보

日검찰, 출두요청 불응에 초강수 대응… 정치자금 수사 정면충돌

일본 민주당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간사장의 불법 정치자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13일 오자와 관련 사무실에 전격적으로 동시 다발적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이 정권의 최대 실권자와 정면충돌을 택함으로써 오자와 간사장은 검찰과 정치생명을 건 정면승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이날 오후 오자와 간사장의 개인사무소와 그의 자금관리단체 리쿠잔카이(陸山會) 사무실, 그의 회계비서 출신으로 돈 심부름을 한 이시카와 도모히로(石川知裕) 중의원 의원 사무실, 그에게 거액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건설회사 가지마(鹿島) 등 4곳에 들이닥쳐 자금 관련 서류를 압수했다. 검찰은 리쿠잔카이가 2004년 10월 3억4000만 엔짜리 토지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오자와 간사장이 지출한 출처 불명의 4억 엔이 건설회사의 불법 정치자금과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시카와 의원은 당시 자금 조달내용을 정치자금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이시카와 의원은 토지 구입 당시 오자와 간사장에게서 4억 엔을 받았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건설회사 가지마는 오자와 간사장의 지역구인 이와테(巖手) 현의 댐 건설공사에 참여했으며, 이 회사 간부는 오자와 측에 1억 엔을 건넸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검찰이 압수수색이라는 강수를 둔 것은 오자와 간사장이 자금출처에 대한 설명을 명확하게 하지 않은 채 수사에 협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검찰은 5일 오자와 간사장에게 임의 출두 형식으로 참고인 조사를 받을 것을 요청했으나 그는 일주일이 넘도록 이에 불응했다. 150일 일정의 정기국회가 18일 열리면 오자와 간사장을 직접 조사하기가 더 어려워지는 만큼 그 전에 그의 출두를 압박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