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잠수함 스텔스 기술 등 해외로 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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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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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영 환추시보 보도 “외국 정보기관서 해킹”

레이더의 추적을 피할 수 있는 잠수함의 재료를 연구개발하는 중국의 한 연구소 컴퓨터에서 ‘외국 정보기관’에 의해 정보가
누출됐다고 중국 언론이 15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국 해군이 보유한 개량형 ‘쑹’급 잠수함인 ‘039 잠수함’. 사진 출처
환추시보 인터넷
레이더의 추적을 피할 수 있는 잠수함의 재료를 연구개발하는 중국의 한 연구소 컴퓨터에서 ‘외국 정보기관’에 의해 정보가 누출됐다고 중국 언론이 15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국 해군이 보유한 개량형 ‘쑹’급 잠수함인 ‘039 잠수함’. 사진 출처 환추시보 인터넷
중국의 핵심 잠수함 관련 정보 등 군사기술이 외국의 정보기관에 의해 컴퓨터 해킹으로 누설되는 중대 사고가 발생했다고 관영 환추(環球)시보 인터넷판이 최근 보도했다.

지난해 추석을 며칠 앞두고 중국 허난(河南) 성 뤄양(洛陽)에 있는 뤄양선박재료연구소의 펑(彭)모 연구원은 e메일로 ‘국방과학공업위원회’ 이름으로 전송된 한 통의 축하 카드를 받았다. 그가 카드를 여는 순간 그의 컴퓨터는 해커의 ‘스파이 공격’을 초대한 꼴이 됐다. 그런 이름의 위원회는 없었으며 모든 것이 인터넷 스파이에 의해 조작된 것이었다.

이 연구소는 잠수함 개발에 참가하고 있는 중국 내 수백 개의 연구소 중 한 곳. 잠수함이 수중에서 항해하다 물 밖으로 나와 수상 항해를 할 때 레이더의 추적에 잡히지 않도록 하는 잠수함 몸체 소재나 몸체에 바르는 특수 도료 등을 개발하는 연구소다. 잠수함은 항구를 드나들 때는 수상 항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 같은 스텔스 기능이 핵심적인 기술 중 하나다. 펑 연구원은 개인용컴퓨터에 군사 정보를 남겨두지 말라는 규정을 지키지 않다 피해를 당했다.

또 중국 남부 지방에서 군의 무기와 장비를 수리하는 한 업체의 컴퓨터도 외국 정보기관의 인터넷 스파이가 정보를 빼간 대상이라고 환추시보는 전했다. 이 컴퓨터에는 그간 수리했던 무기와 장비에 대한 방대한 정보가 담겨 있었다.

후난(湖南) 성 모 대학의 쑨(孫)모 교수는 박사과정 시절부터 중요 군사기술 개발 연구에 참여해 왔다. 그는 최근 외국에서 열리는 학술대회 초청장이라고 쓰인 e메일을 열어보다 자신의 컴퓨터에 담겨 있던 많은 군사기술 관련 정보를 해킹당했다.

이처럼 인터넷 스파이의 피해를 본 경우는 인터넷에 접속하는 컴퓨터에 정보를 남겨 두어서는 안 되거나 상시적으로 인터넷에 접속해서는 안 된다는 보안 규정을 지키지 않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추시보는 외부 정보기관은 심지어 수십 종의 해킹용 프로그램을 주요 연구소의 연구자 컴퓨터에 심어놓고 실시간으로 정보를 빼내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해킹을 하는 외국 정보기관이 어디인지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았다.

인터넷 정보보안에 오래 관여한 한 관계자는 당과 정부의 주요 지도자나 중요 국방 과학 연구에 참여하는 기구, 심지어 기밀 보안을 담당하는 부서의 컴퓨터 등에는 인터넷 스파이가 다녀간 흔적이 발견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에서 중국에 대한 정보를 훔치고 있으며 특히 군사 부문에서 가장 집요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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