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기자단에 폭소 안긴 반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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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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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마음을 보여주는 기계’ 재치로온난화 얘기하며 ‘열받는 기자회견장’ 동영상 소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4일 저녁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출입기자단(UNCA) 연례 송년 만찬에서 유머 넘치는 연설로 기자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밴드가 라이브 음악을 연주하는 가운데 등장한 반 총장은 “세계 최초로 사람의 속마음을 보여주는 기계를 가져왔다”며 청중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반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실 문이 기자들에게 항상 열려 있다’고 말하자 영상에는 복잡한 미로가 등장했다. 반 총장은 “여러분은 이 복잡한 미로에서 길을 잃지 않고 찾아올 수만 있으면 된다”고 말해 청중들의 폭소를 유발했다. 또 반 총장이 심각한 지구온난화를 얘기하면서 가장 열이 높아지는 장소를 얘기하자 영상에는 기자회견장 모습이 나타났다. 곤란한 질문 공세에 시달리는 기자회견장이 반 총장에게 가장 ‘후끈한’ 장소임을 내비친 것이다.

이어 반 총장이 새로 대변인을 뽑는 과정에서 자신이 가장 일을 맡겼으면 했던 사람은 지원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하자 영상에는 반 총장을 괴롭히는 글을 자주 쓰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한 인터넷 블로거 기자의 얼굴이 등장했다. 이 기자에 대한 반 총장의 심정을 역설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유엔을 출입하는 각국 언론사 기자들의 모임인 UNCA가 주최하는 송년 만찬은 유엔 사무총장도 참석해 유쾌하게 얘기를 나누며 1년을 정리하는 자리. 반 총장은 취임 직전인 2006년 모임에는 차기 총장 자격으로 참석해 연설에 이어 크리스마스 캐럴인 ‘산타클로스 이즈 커밍 투 타운(Santa Claus is coming to town)’을 ‘반기문 이즈 커밍 투 타운(Ban Ki Moon is coming to town)’으로 개사한 노래를 불러 환영받는 등 매년 이 행사에 참석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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