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은 소비, 美는 저축 늘려야 균형성장”

  • 입력 2009년 9월 23일 03시 07분


‘건국 60돌’ 중국은 지금 붉은 물결다음 달 1일 중국 60주년 건국일을 맞아 장시 성 더싱 시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22일 운동장에 모여 단체로 중국 국기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더싱=로이터 연합뉴스
‘건국 60돌’ 중국은 지금 붉은 물결
다음 달 1일 중국 60주년 건국일을 맞아 장시 성 더싱 시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22일 운동장에 모여 단체로 중국 국기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더싱=로이터 연합뉴스
美, G20회의 앞두고 ‘지속가능한 새 성장틀’ 제안

中등 각국 필요성 공감… 시행안 마련 최대걸림돌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주요국들의 성장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꾸자는 ‘경제대변혁 구상’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현안으로 떠올랐다.

미국이 24일 피츠버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른바 ‘지속 가능하고 균형 잡힌 성장의 틀’이라는 새로운 글로벌 경제정책을 제안한 것. G20에서 논의가 구체화되면 미국과 유럽 중국의 향후 경제정책 기조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 “새로운 경제성장의 틀 필요”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이클 프로먼 미국 백악관 국제경제담당 부보좌관은 이달 초 G20 회원국들에 발송한 서한에서 “지속 가능하고 균형 잡힌 성장의 틀은 새로운 정책을 위한 각국 지도자의 약속이 돼야 한다”며 협력을 촉구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구상 초안은 △수출 비중이 높은 중국과 일본 독일 등은 국내 소비를 늘려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은 저축을 늘리는 동시에 천문학적인 재정적자를 줄이며 △유럽은 노동시장의 유연성 강화 및 세금정책 완화로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최근 언론인터뷰에서 “중국과 독일 같은 나라가 모든 것을 팔고 우리는 신용카드 빚을 지면서 사기만 하는 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며 정책 추진 의지를 내비쳤다.

미국은 G20 정상과 재무장관들에게 회의 전까지 이 구상을 검토해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하자고 제안해 놓은 상태다. 각국의 경제정책을 존중하되 국제통화기금(IMF)이 6개월마다 상황 점검 및 정책적 권고를 하는 조정자 역할을 맡게 한다는 시나리오다. 지키지 않았을 때의 제재 규정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 필요성 공감 속 이견 여전

이런 논의가 처음은 아니다. 1980년대, 90년대에도 유사한 시도가 있었으나 각국의 협력을 이끌어내지 못해 흐지부지된 전례가 있다. 하지만 미 행정부 관계자들은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해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전례 없이 높아진 상호 의존도를 경험한 각국이 국제공조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구전략이 논의되는 시점에서 새로운 경제정책의 틀이 없이는 ‘제2의 경제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불안감도 퍼져 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세계 경제 불균형 해소 노력에 실제적인 지지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논의에 힘을 보탰다.

과거 선진국의 요구에 반발해 온 중국도 이번에는 호의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약성이 드러난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를 바꾸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변화다. 미국은 중국 등 신흥경제국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해 이들의 IMF 내 영향력 확대 방안을 당근으로 제시할 방침이다. 시행 방안을 둘러싼 의견 차이는 여전한 걸림돌이다. 당장 미국 내에서부터 “건강보험 개혁으로 재정 부담이 더 늘어날 판인데 어떻게 재정적자를 줄이자는 거냐”는 문제 제기가 나온다.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각국이 주변국의 압력과 IMF의 요구만으로 순순히 자국의 거시경제 정책을 수정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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