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내각 지지율 10%대로

  • 입력 2009년 6월 17일 03시 00분


일본의 아소 다로(麻生太郞·사진) 내각 지지율이 10%대까지 내려앉으면서 차기 총선을 둘러싼 여야 정치권의 움직임이 급박해지고 있다. 16일 보도된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아소 내각은 17%(도쿄신문), 19%(아사히신문), 23%(요미우리신문), 25%(니혼게이자이신문)의 지지를 얻었다. 각각 지난달 여론조사 때보다 5∼9%포인트 빠진 것.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서 ‘자민당 중심의 정권을 원한다’는 23%로, ‘민주당 중심의 정권교체가 좋다’(52%)의 절반도 안 됐다. 차기 총선 간판으로서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총리에 적합한 인물’에서도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 대표는 42%, 아소 총리는 24%였다. 민주당이 하토야마 대표체제 출범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는 사이 자민당과 정부는 일본우정 사장 진퇴 문제로 총무상이 경질되는 등 내부 분란에 빠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민당에서는 정권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9월 10일로 임기가 끝나는 중의원의 차기 선거까지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게 큰 부담이다. 일각에선 당 총재 겸 총리를 바꿔 면모를 일신한 다음 총선을 치르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아소 총리로는 선거에 이기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이 경우 국회해산과 총선은 최대한 미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소 총리를 대신할 적임자가 떠오르지 않아 구체적인 진전은 없다. 아소 총리가 개각과 조기 총선 카드로 선수를 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하지만 민주당의 기세가 등등한 상황에서 조기 총선은 곧 자살행위나 다름없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그만큼 자민당으로선 선택의 폭이 좁다. 아소 총리는 15일 기자들에게 “지지율 하락은 내 책임이다. 정책을 똑바로 추진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정권교체 기대감에 고무된 민주당은 조기 총선을 요구하면서 대여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나고야(名古屋), 사이타마(埼玉), 지바(千葉) 시장 등 최근 주요 지방선거에서 3연승을 거두며 득표력도 확인했다.

다만 하토야마 대표가 이미 사망한 사람으로부터 정치헌금을 받은 의혹이 제기돼 추이가 주목된다. 2003∼2007년 적어도 5명의 ‘고인’에게서 10회에 걸쳐 120만 엔을 받은 것으로 정치자금보고서에 기재돼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유족들은 대부분 “사망 이후 헌금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하토아먀 대표 측은 “잘못 기재된 것으로 생각된다. 사실이라면 고인과 유족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대표가 불법 정치헌금 수수 의혹으로 낙마한 악몽을 갖고 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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