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대선 野 승리… 엘베그도르지 51% 득표

  • 입력 2009년 5월 27일 02시 49분


지난해 7월 몽골은 총선 직후 극도의 정치적 혼란에 휩싸였다. 집권 몽골인민혁명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했으나 야당인 민주당 지지자들이 “여당이 부정선거로 승리를 훔쳐갔다”고 주장했다. 폭력시위와 강경진압이 이어지면서 인민혁명당사가 불타고 5명의 시위대가 사망했으며, 수 백 명이 다쳤다.

그로부터 약 10개월 뒤. 몽골 대통령 선거에서 4년 만에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몽골 선거관리위원회는 25일 야당인 민주당의 차히아긴 엘베그도르지 후보(46·사진)가 51.24%의 표를 얻어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발표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여당인 몽골인민혁명당 후보 남바린 엥흐바야르 현 대통령(50)은 47.44%를 얻어 패배를 공식 시인했다.

엘베그도르지 당선인은 1990년 평화적 민주주의 혁명을 통해 75년간의 공산당 1당 독재를 무너뜨리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그는 민주주의와 인권, 자유를 보장한 몽골 새 헌법을 공동으로 작성하기도 했다. 총리를 2번 지냈으며 국회 부의장과 여당 원내대표를 맡기도 했다. 몽골 대선의 최대 이슈는 경제난이었다. 풍부한 광물자원을 둘러싼 국민의 불만도 정권교체에 한몫을 했다. 민주당 측은 유세 기간에 지하자원을 외국인이나 특정 소수 개인들의 배를 불리는 데 쓸 것이 아니라 국민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는 공약을 집중적으로 내세웠다. AP통신은 “새 정부가 외국의 대기업과 광산개발권에 대한 재협상을 시도하면서 많은 마찰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외교 정책도 기존 친미정책에서 벗어나 러시아나 중국 등 이웃나라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쪽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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