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00억달러 아세안펀드 만든다

  • 입력 2009년 4월 14일 03시 01분


150억달러 신용 공급도

세계 경제위기를 계기로 중국의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 확대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 양제츠(楊潔지) 외교부장은 12일 “세계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아세안 국가들을 돕기 위해 100억 달러(약 13조 원)의 투자펀드를 조성하고 150억 달러의 신용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세안+3’ 회의 참석차 태국을 방문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를 수행한 양 부장은 “아세안+3 정상회의가 예정대로 진행됐으면 정상회의에서 원 총리가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태국 내 시위로 회의가 열리지 못해 발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양 부장은 “중국이 조성할 투자펀드는 주로 아세안 10개국과 중국을 잇는 도로나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 건설에 투자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17억 달러 규모의 우대융자 자금을 포함한 150억 달러의 신용 공급은 앞으로 3∼5년간 이뤄질 것”이라며 “30만 t의 쌀도 아세안 국가 지원을 위해 마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3일 “아세안에 대한 이 같은 지원 발표는 위안화 국제화와 함께 아세안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위안화 국제화와 관련해 중국은 지난해 12월 광시좡쭈(廣西壯族) 자치구 및 윈난(雲南) 성과 아세안 국가와의 위안화 결제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올 2월에는 말레이시아 및 인도네시아와 각각 800억 위안과 1000억 위안의 통화스와프 협정을 맺었다. 원 총리는 이번 ‘아세안+3’ 회의에서 좀 더 많은 아세안 국가들과 통화스와프를 논의할 예정이었다. 위안화 결제 및 통화스와프는 동남아 국가와 중국의 무역을 촉진하는 동시에 아세안 국가들이 달러화에서 ‘위안화 영향권’으로 편입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중국은 또 내년까지 아세안 국가들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예정이어서 아세안 끌어안기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과 아세안의 지난해 교역은 2311억 달러로 전년 대비 13.9% 증가했으며 미국 유럽연합(EU) 일본에 이어 네 번째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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