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임신부가 표적?…이스라엘 병사 티셔츠 논란

  • 입력 2009년 3월 25일 02시 57분


이스라엘군 병사들이 임신부와 어린이 등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총구로 겨냥하는 그림이 그려진 티셔츠(사진)를 입고 가자지구 군사작전에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져 비난을 받고 있다.

23일 이스라엘 일간지 하아레츠에 따르면 올 초 가자지구 전쟁 때 일부 이스라엘 병사들이 저격용 총의 망원경 십자선상에 임신부를 표적으로 올려놓은 그림과 함께 ‘한 방에 두 명 사살’이라는 글이 적힌 티셔츠를 입은 사실이 확인됐다.

또 다른 티셔츠에는 어린아이를 그린 그림 위로 “작을수록 맞히기 어렵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는가 하면, 폭파된 모스크(회당) 앞에서 팔레스타인 여인이 울고 있는 장면이 그려진 것도 있었다. 이 티셔츠들은 병사들이 군사훈련을 이수한 것을 기념으로 부대 단위로 텔아비브 공장에 주문해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내고 “문제의 티셔츠는 이스라엘군의 가치와 맞지 않는 것”이라면서 관련 병사들을 찾아내 조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파문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군사작전 때 민간인들을 무차별적으로 사살하고 구급대원들의 환자 수송 등을 방해했다는 병사들의 증언이 잇따라 제기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이스라엘군 가비 아시케나지 참모총장은 “이스라엘군은 세계에서 가장 도덕적인 군대”라면서 “조사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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