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 잃은 곳에서 통합을 외치다

  • 입력 2009년 2월 13일 02시 59분


오바마, 링컨 저격 포드극장 재개관 기념공연 관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링컨 탄생 200주년 하루 전인 11일 평소 정치적 영웅으로 존경하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암살 장소인 워싱턴 포드극장 재개관 행사에 참석해 경의를 표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포드극장은 1865년 4월 14일 이곳에서 연극을 관람하던 링컨 전 대통령이 암살된 후 폐관됐다가 2007년 5월부터 18개월에 걸쳐 총 2500만 달러를 들여 최근 보수공사를 끝냈다. 편안한 관람석과 링컨의 피 묻은 코트가 전시된 복도 등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링컨 전 대통령은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끈 5일 뒤인 1865년 4월 14일 극장에서 연극을 관람하다 남부 출신 배우 존 윌크스 부스가 쏜 총에 맞아 숨졌다.

11일 재개관과 함께 링컨 전 대통령의 일생을 다룬 연극이 기념작으로 무대에 올랐다. ‘천국은 어두운 곳에 있다(The Heavens are Hung in Black)’란 제목의 이 연극은 링컨의 역정과 고난을 담은 작품이다. 링컨이 1862년 남북전쟁과 흑인 노예해방 등 정치적 문제에 직면한 상태에서 아들의 죽음까지 겪으면서도 유머와 여유를 잃지 않았던 모습을 그린다. 오바마 대통령은 부인 미셸 여사와 정치인들과 함께 관람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링컨 대통령은) 남과 북, 흑과 백 등 우리를 분열시킨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우리 가슴 속에 하나의 국가이며 하나의 국민이라는 변치 않는 믿음을 심어주었다”고 말했다. 또 “포드극장이 링컨 전 대통령의 유산을 번영하게 만드는 장소가 되고 그의 인류애와 교육의 힘에 대한 믿음의 본거지가 되기를 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라는 문구로 유명한 링컨 전 대통령의 게티즈버그 연설문이 담긴 기념패를 받았다. 또 지미 카터, 조지 부시,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등 전직 대통령 4명이 게티즈버그 연설을 각자 나눠 낭독한 영상 메시지도 상영됐다.

한편 미국지 일간 유에스에이투데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링컨 전 대통령의 200주년 탄생일을 맞아 자신이 ‘링컨의 후계자’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2일에도 링컨 전 대통령 탄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그의 생가가 있으며 정치적 고향이기도 한 일리노이 주 스프링필드를 찾을 예정이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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